이국진칼럼/ 나는 택시 드라이버

이국진칼럼/ 나는 택시 드라이버: 전주예수비전교회 이국진 목사, 영화 <나는 택시 운전사>를 관람하고 나서 "10만원을 위해서 광주를 달려간 택시 드라이버와는 달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는 영적 교훈을 칼럼으로 써; 2017.09.11 20:46 입력

김종춘 기자 chun5250@hanmail.net

<div align="justify" style=""><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5051298935226.jpg" width="70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  </div>오랜만에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송강호 주연의 “택시 운전사”이다. 첫 장면부터 좋았다. 고등학교 때 같이 공부했던 배우 정진영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아내에게 말했다. “정진영하고 나하고 같이 공부했어.” 유명인 한 사람과 엮이는 게 무슨 큰일이라고 왜 내가 자랑스러워지는 걸까? 역시 송강호였다. 그의 연기는 어설픔이 없고 무리함이 없다. 무슨 역을 맡아도 자연스러운 그는 역시 대단한 연기자임에 틀림없다. 같이 출연한 다른 유명한 배우의 연기에서 언제나 약간 과장됨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송건호 언론상 수상소감에서 등장한 택시 운전사 이야기를 가지고 이 영화를 창작해낸 극작가의 천재성에 감탄했다. 택시 운전사의 눈으로 5.18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솜씨가 빼어났다. 2007년에 만들어진 안성기 의 “화려한 휴가”가 너무 어둡고 무거웠던 것에 비하면, “택시 운전사”는 재미와 감동이라는 양념이 적절하게 들어간 수작(秀作)임에 틀림없다.  물론 갑자기 택시들이 출연하여 송강호의 택시가 광주를 빠져나가는데 돕는 모습이 너무나도 어설프고 너무 자주 보아왔던 것이었기에 옥의 티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가면서는 그런 장면도 필요했겠다고 생각해 보았다. 천만 관객이 동원된 영화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분명히 있다.  영화 중에서 내게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나는 택시드라이버, 너는 택시손님”이라고 송강호가 말하는 장면이었다.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이 사회가 슬픈 것은 내가 살기는 사는데, “내가 아닌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버지가 아버지 같기만 하고, 교사가 교사 같기만 하고, 기자가 기자 같기만 하고, 검사가 검사 같기만 하고, 대통령이 대통령 같기만 하고, 의사가 의사 같기만 하고, 목사가 목사 같기만 하고, 성도가 성도 같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택시 드라이버”라고 말하는 송강호의 외침이 내 마음을 후벼 판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장면, 위르겐 힌츠페터의 인터뷰 장면이 가슴에 와 닿았다. 당신의 택시를 타고 변화된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로 그 말 말이다.   <div align="justify" style=""><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5051300698072.jpg" width="20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소명대로 살아야 한다. 사실 우리가 하는 그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남편이 남편으로서의 소명을 감당하고, 아내가 아내로서의 소명을 감당하고, 부모가 부모로서의 소명을 감당하고, 교사가 교사로서의 소명을 감당하고, 경찰이 경찰로서의 소명을 감당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div> 흔히 꿀벌은 자신이 하는 위대한 일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 일을 한다고 한다. 그저 꿀이나 얻으려고 이 꽃 저 꽃을 옮겨 다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바로 그 일 때문에 꽃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평범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그 평범해 보이는 일을 충실하게 해 나갈 때 이 세상은 놀랍게 변화되는 것이다.  이 세상 사람들은 강도를 맨손으로 잡은 사람들에게 주목하고 그런 사람들에게 박수를 치겠지만, 주일학교 교사로서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아이들을 잘 가르쳐서 이들이 강도가 되지 않게 한 그 일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름 없이 피를 흘리며 사라져간 그때 그분들의 희생으로 우리나라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존재 이유대로 살지 못하는 게 우리의 모습이다. 자신의 소명에 충실한 택시 드라이버는 대부분 영화 속에서만 존재할 뿐, 실제 이 세상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언제나 영화는 우리들의 갈증을 해소하면서 동시에 더 씁쓸하게 만든다. 여전히 우리는 이상적이고 멋진 군인보다는 갑질하는 군인을 만나는 것이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인보다는 국민을 비하하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정치인을 현실에서 만난다.  우리는 현실 속에서 친환경 인증 마크를 달고 있는 살충제 계란을 만난다. 여기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널려 있다. 살충제 검사를 하면서도 발표를 제대로 하지 않고, 기준치의 몇 배가 넘는 살충제 잔류물이 있는데도 그 계란을 먹는다고 해서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이율배반적인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현실에 타협해버린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타협의 삶을 살아간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우리들이 바로 그런 악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찾는다. 영화관 밖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진정한 택시 드라이버가 어디 있는가 하고 말이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무런 희망이 없고 절망적인 인생들을 위하여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셨다. 10만원을 위해서 광주를 달려간 택시 드라이버와는 달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 그리고 실제로 십자가 위에서 모든 것을 다 주셨다. 그러기에 우리가 산다.  이국진 목사/ 전주 예수비전교회, 아가페성경 책임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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