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삼용의 판례평석] 명예훼손죄에서의 전파가능성 인정여부가 문제된 사건

[송삼용의 판례평석] 명예훼손죄에서의 전파가능성 인정여부가 문제된 사건: 대상판결(2020도11004)에서 판단 기준으로 삼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에 관한 검사의 엄격한 증명 및 심리·판단"이 명예훼손의 공연성 및 전파가능성의 법리 적용의 척도가 될 것; 2021.11.22 14:54 입력

김종춘 기자 chun5250@hanmail.net

<div align="" style=""><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6375599820510.jpg" width="70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  </div>I.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2019년 3월 4일경 택배업체 사무실에서 그곳 대표와 직원이 있는 가운데 “피해자가 상해사고 사례가 많은 사람이다 보니 ○○시 정형외과에서 받아주는 병원이 없을 정도다. 늑골 골절의 부상 과정을 확인해 간 확인서를 악용해 어떤 짓을 할지 모르며, 자동차 교통사고로 위장하여 손해보험사에 치료비와 보험금을 청구하는 범죄를 막으려 한다”(이하 ‘이 사건 발언’)라고 말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아왔다.  II. 판결의 요지 1. 원심 판결 요지 원심(수원지법 2020.7.20. 선고 2020노530 판결)은 이 사건 발언에 전파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이 택배업체 직원(공소외 2)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할 당시 전파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위험을 용인하려는 내심의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대법원 판결 요지 대법원은 이 사건 발언이 피고인, 대표, 직원 세 사람만 있는 사무실 안에서 이루어졌는데, 대표는 사무실과 현장을 오가느라 이 사건 발언을 듣지 못했고, 실제 이 사건 발언을 들은 상대방은 직원이 유일하여 공연성이 부정될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민사소송이 진행 중임을 알고 있던 택배업체 직원이 자신이 사실확인서를 작성해준 내용과 무관하지 않은 사건 발언을 주위에 전파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고, 실제 그는 이 사건 발언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이 사건 발언은 달리 전파된 바가 없었다고 판단하여, 명예훼손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결을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원심(수원지방법원)에 환송했다.  III. 평석 1. 쟁점의 소재 피고인이 관련 민사소송에서 피해자의 주장에 부합하는 확인서를 작성해 준 甲을 찾아가 방문 경위를 설명하고 甲으로부터 기존 확인서와 상반되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다시금 교부받는 과정에서 이 사건 발언을 하였고, 실제 이 사건 발언을 들은 상대방은 甲이 유일하며, 이 사건 발언이 달리 전파된 바 없는 사안에서, 공연성을 인정하여 명예훼손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이 타당한지이 여부가 사안의 쟁점이었다. 2. 판례로 본 이른바 전파가능성 이론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07조 1항에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라고 규정하여, 구성 요건으로 ‘공연성’을 규정하고 있다. ‘공연성’이란 명예훼손죄에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보는 것이 대법원 판례와 다수설의 태도다.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관하여 대법원은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적시된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공연성을 인정’하는 이른바 전파가능성 이론 내지 전파가능성 법리(1968. 12. 24. 선고 68도1569 판결)를 인정한 이래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이론으로 정착되었다.  대법원은 “공연성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서, 특정 소수에 대한 사실적시의 경우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전파될 가능성에 관하여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어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적어도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가 필요하므로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행위자가 전파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그 전파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 친밀하고 사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공적인 관계에 있어서도 조직 등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실의 확인 또는 규명 과정에서 발언하게 된 것이거나, 상대방의 가해에 대하여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언하게 된 경우 및 수사·소송 등 공적인 절차에서 그 당사자들 사이에 공방을 하던 중 발언하게 된 경우 등이라면 그 발언자의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공연성의 존부는 발언자와 상대방 또는 피해자 사이의 관계나 지위, 대화를 하게 된 경위와 상황, 사실적시의 내용, 적시의 방법과 장소 등 행위 당시의 객관적 제반 사정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그로부터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검토 1) 판례에 의하면, “특정 소수에 대한 사실적시의 경우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전파될 가능성에 관하여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함으로, 대표는 사무실과 현장을 오가느라 이 사건 발언을 듣지 못하였고, 실제 이 사건 발언을 들은 상대방은 직원이 유일한 바, 이는 공연성이 부정될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다.  2) 이 사건 발언은 피해자로부터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당한 것에 대한 불만과 대표에게 기존 확인서와 상반되는 취지의 사실확인서 발급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볼여지가 있는바, 피고인이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에 기하여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고 선뜻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함으로써 판례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3) “공연성의 존부”에 대해서도 원심은 피고인의 이 사건 발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검사에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거나 별다른 심리·판단을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을 지적했다.  IV. 결론  이번 대상판결은 명예훼손죄에 관하여 대법원이 공연성을 인정하는 이른 바 전파가능성 이론 내지 전파가능성 법리를 충실히 지킨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명예훼손에 있어서 전파가능성의 인정 여부는 여전히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건의 쟁점으로 부각된 ①공연성이 부정될 유력한 사정, ②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 ③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에 관한 검사의 엄격한 증명 및 심리·판단 등은 명예훼손의 공연성 및 전파가능성의 법리 적용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삼용 목사/하늘양식교회, 중앙대학교 법학대학원 (M.L.in C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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