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목사칼럼/ 분노시대를 껴안는 가슴

소강석목사칼럼/ 분노시대를 껴안는 가슴: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성도들과 한국교회에 전한 칼럼에서 "분노하는 시대에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화해하는 가슴을 지닌 지도자를 간곡히 그리워"하는 소회를 피력해; 2017.04.19 17:36 입력

김찬 기자 chantouch@naver.com

<div align="justify"><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4925904784060.jpg" width="70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  </div>2006년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사건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더구나 미국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 정부에 대해서 달갑지 않게 생각했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짧은 만남이지만 정상회담 이전에 우리나라 대통령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지런히 영어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부시 대통령에게 말하고자 한 요지는 이것이었습니다. “미국이 보기에는 한국이 미국과 멀어지면서 친 북한 정책만 펴는 것 같은데, 그것이 아닙니다. 일본과의 긴장 관계를 조성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대한민국 대통령이 오시면 융숭하게 대접해 주시길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이런 영어를 제가 달달 외워서 갔습니다.  그런데 그 짧은 만남에 제가 준비한 것이 거의 생각이 안났습니다. 그 대신 제가 나오는 대로, 그리고 손짓, 발짓하면서 “You had better love Republic of Korea and President...” 이런 준비되지도 않은 영어를 막 쓴 것입니다.  그리고 가슴 팍 까지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하였지요. 이 모습을 보고 동행한 제 아들이 저를 조롱하고 구박하는 것입니다. “아빠는 한국을 대표하는 큰 목사님이면서 체통도 없어요? 반미감정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은 그렇게 하는 것 좋아하지 않아요. 자존심을 지키셔야죠.” 이렇게 말하는 아들 앞에서 제 모습은 더 초라하고 작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아빠라고 해서 자존심이 없고 체통이 없겠느냐. 그러나 나의 힘없고 작은 조국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라면 소아적인 자존심이나 체통 같은 것은 언제든지 벗어 던질 수 있단다.” 저는 지금 그 당시를 회상해도 그 때의 일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당시는 거의 준 전시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계속 북한이 핵 실험을 했고, 부시는 김정일 위원장을 악의 축이라고 명명하며 전운이 감도는 삼엄한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비록 외교관은 아니었지만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그렇게 한 것입니다.    <div align="justify"> <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righ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lef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4925905312853.jpg" width="20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그리고 제가 아들에게 그 말을 했던 것은, 지금 아빠가 부시에게 아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라도 해서 대한민국의 전란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애쓰고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div> 저는 지금도 만약에 트럼프를 만난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시로서는 상황적 최선을 다했다고 봅니다. 부시 대통령을 만나고 난 후 이러한 이야기를 목양칼럼에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트위터를 비롯해 포털 사이트에서 소강석이는 종미주의자라고 비난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존심도 없고 미국에게 아부나 하는 생각 없는 목회자인 것처럼 비아냥거린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목회자의 아들인데 대형교회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를 동생처럼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한 번도 미워한 적도 없고,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요즘같이 분노하는 사회와 시대를 품어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분은 제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당시의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現 시대를 규정하는 단어들 중에 하나가 분노사회라는 말입니다. 정치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학계, 문화예술계 등도 분노하라고 외칩니다. 물론 사회의 불의와 부정, 모순, 불평등에 대해서는 분노하고 싸워야 합니다. 그러나 반대를 위한 반대, 분노를 위한 분노가 되어서는 사회적 공멸을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선택적 지각과 확증편향성 때문입니다. 자기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만 믿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이치에 맞는 이야기를 해도 삐딱하게 보고 균형적인 사고를 안 하려고 합니다.  이런 사람은 계속해서 호미적 사고만 합니다. 자기 이념과 진영의 패러다임에 갇혀 호미질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젠 호미적 사고에서 벗어나 하늘을 나는 드론적 사고를 하며 폭넓게, 멀리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처럼 분노하는 시대와 사람을 품을 수 있는 넓은 가슴과 따뜻한 마음을 갖기를 원합니다. 이 시대의 영적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서 화해와 평화를 이끄는 퍼스트 무버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본질 위해 싸우고, 믿음을 위해 싸우는 것에 대해서는 검투사의 심장을 가졌지만, 사람을 바라보고 품을 때는 정원사의 마음을 갖고 싶은 것입니다.  물론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속상할 때가 있지요. 그래도 이 세상을 아름다운 정원처럼 가꾸는 정원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우리 교회에서 화해 목회를 해 왔고, 아무리 안티가 있어도 그 사람을 공개적으로 인격 살해를 한 적이 없습니다. 조용히 기도해서 떠나보내고, 떠나보낸 이후에도 전화도 해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요즘 이 시대가 너무 분노하는 사회 같습니다. 오히려 분노를 부추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구하는 데는 검투사와 같지만,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화해하는 일에는 정원사와 같은, 분노시대를 껴안는 가슴을 지닌 지도자는 어디에 있을까요.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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