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그 청년 바보의사(안수현,아름다운사람들)

서평/ 그 청년 바보의사(안수현,아름다운사람들): 송광택 목사, '한 청년의사의 삶과 사랑에 관한 기록책'인 "그 청년 바보 의사"에 소개된 청년 의사의 생애를 담은 감동적인 책을 서평으로 남겨; 2017.06.07 20:48 입력

<div align=""><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4968356644883.jpg" width="70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  </div>이 책은 더없이 건실한 한 청년 의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다가 33세에 우리 곁을 떠나면서 남긴 자신과 이웃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군 생활마저 군의관이라기보다는 일반 사병들과 같은 입장에서 함께 하다가 유행성출혈열로 인해 33세의 젊은 나이에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았다. 이 책은 그 청년의사가 쓴 글들을 엮은 것이다. 그는 1972년 1월 17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1년 고려대 의학과에 입학하여 고려대 의학과 및 고려대 대학원 의학과를 졸업했고, 내과 전문의로 일하며 하나님을 섬겼다. 저자는 생전에 사람들에게 ‘청년의사’라고 불렸으며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예흔’이란 헬퍼십 공동체를 만들고 리더로써 활동하였다.  ‘예흔’에서 그는 형제자매들과 함께 해외의 감동적인 찬양 팀과 목사님들의 예배실황을 DVD로 함께 보며 찬양하는 예배를 드렸다. 또한, CCM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그는 음반을 소개하는 글을 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성방송에서 ‘안수현의 CCM여행’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청년 의사 안수현에 의하면, 우리 각자에게는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자기만의 지정곡이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일평생을 통해 우린 각자의 곡을 연주해 나갈 것이다. 하늘의 천군천사와 구름 같은 허다한 증인들이 그 연주회의 청중이 되어 줄 것이다. 주님께서 정하신 생의 마지막 날, 최선을 다한 나의 연주가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때 갈채를 받기에 부끄럼이 없을, 최선을 다한 연주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고 싶다.” 그는 자투리 시간을 아껴가며 독서하는 책벌레였다. 또한 1년에 300권 정도의 책을 환자와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각 사람에게 맞는 맞춤형 도서를 골라 주었고, 뿐만 아니라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에게 클래식 음악 CD를 선물하기도 했다. 안수현은 쉽고 아름다운 클래식 곡들을 CD에 단아서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그 덕분에 많은 동료들이 클래식에 입문했다. 또 그의 선물을 게기로 하나님을 믿게 된 분들도 있었다. 의사란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무미건조해지기 쉬운 직업이다. 아픈 사람들을 하루 종일 돌봐야 하고, 때로는 생사의 갈림길이 촌각에 달린 환자들을 대해야 하는 극한 상황이 오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은 그의 의사생활에 활력을 공급해 주었다. 그가 존경했던 완벽한 지휘자 므라빈스키는 “음악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행복을 저버리는 일이다. 나는 음악이 가지고 있는 초월적인 힘을 굳게 믿는다”라고 했다. 그러나 안수현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음악이 주는 행복을 누렸지만, 초월적인 힘은 결국 하나님께 올리는 찬양에서 찾았다. 그는 음악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초등학교 5학년 때 발견했다. 3학년 때부터 교회 성가대에 있었지만 유달리 노래를 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소년부 성가대 지휘자로 새로 오신 장세완 선생님(현 장신대 성악과 교수, 당시에는 연세대 성악과 학생이었음)을 만나면서 음악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은 파트를 정하기 위한 오디션을 보셨다.   <div align="justify"><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4968359565105.jpg" width="70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 송광택 목사 </div>교회 교육관 3층 소박한 성가대 연습실, 몸집이 좋아서 청바지가 꽉 끼던 장 선생님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셨고, 우리에게 ‘도레미’를 발성하게 하셨다. 그의 차례가 되었다. 고음을 내는 것이 의외로 수월했고 그걸 보신 선생님은 계속 반음계씩 올리셨다. “소프라노!” 하고 수현 군의 파트를 정해주셨다. 비로소 그때 고음을 잘 낼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그는 음악적 전성기를 맞았다.  물론 중학교 3학년 늦여름, 변성기를 남들보다 한참 늦게 겪었지만, 음악과 함께 보낸 중학교 시절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음악회를 여러 번 들락거렸고, 독일의 칼 오르프(Carl Orff) 합창단 공연을 본 것은 큰 행운이었다. 대학생활이 시작되면서 그의 클래식 세계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며 절약한 용돈으로, 눈여겨보았던 음반들을 CD로 업그레이드했고 클래식 잡지들을 샅샅이 섭렵하며 각곡에 대한 기준이 될 만한 음반들을 찾아 나셨다. 그는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에 따라 하늘과 땅 만큼이나 큰 차이가 나는 것을 경험했다.  그는 마음에 드는 클래식 CD를 사기 위해 일주일 점심 값을 아꼈다. 그 덕에 그의 의예과 생활 2년 동안 점심은 늘 도시락이었다. 가족 모르게 아르바이트를 해서 매달 10만 원 정도를 음반 구입에 썼다. 안동림 교수의 <이 한 장의 명반>과 박종호 씨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은 그가 좋은 CD를 고르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는 인턴 시절 응급실에 근무한 적이 있다. 보통 새벽 2시쯤 되면 응급실도 안정을 되찾고 조용해진다. 정신없이 일하던 의시와 간호사들도 비로소 한 숨 돌린다. 안수현은 피곤하지만 이 시간을 활용해 큐티(QT) 책 한 권을 꺼내서 읽었다. 바로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이다. 응급실의 숨 가쁜 순간들 가운데 잠시 하나님을 묵상할 수 있는 싱그러움에 잠기게 해주었던 이 책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했다. 그는 의사라는 본분에 있어서 역시 충실했다. 청년의사 안수현은 환자들에게 따뜻했고, 동료들에게는 친절했으며 설령 환자의 병이 더 이상 치료할 수 없을 만큼 위중하다고 해도 그저 그런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보며 그들의 아픔을 헤아리는 의사였다.  그가 인턴이 되어 본격적으로 환자를 돌보던 시절, 그에게는 ‘빛’이 났다고 그의 의대 선배는 말했다. 그 청년이 레지던트 1년 차 때 돌봤던 한 난소암 말기 할머니는 “이 어린 의사가 날 살렸다.”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고 함다.  그는 영성 작가 헨리 나우웬의 말대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격려의 말을 해주며, 안아 주었다. 손을 꼭 잡아 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주거나, 더 이상 도울 능력이 없다는 말이라도 해주었다. 청년 의사 안수현은 환자의 살이 베일 때 정말 자신의 살이 베인 것처럼 아파했다.  그는 하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의술을 펼쳤다. 몸의 병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환자들의 마음까지 깊이 헤아릴 줄 아는 '참 의사'였다. 그는 소유에 집착하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을 인정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린 무엇인가를 움켜잡으려고, 또는 그 움킨 것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주님은 그 움켜쥔 손이 펴지기를 기다리신다. 그 손을 펼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주실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의 연약함을 인정할 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철저히 깨달을 때 비로소 꼭 쥔 손을 펴고 그분으로부터 오는 것을 받을 수 있다. 그분을 향해 손을 펴자. 눈과 귀를 열어 주님을 만나자. 그 음성을 듣자. 풍랑은 잠잠해질 것이며 우리는 물위를 걸어 주님께 다가갈 것이다.” 그가 꽃다운 나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그의 영정사진이 걸리기 전부터 장례식장은 물밀듯 밀려오는 조문객으로 들어설 곳이 없었다. 어떤 계산도 깔리지 않은 순전한 슬픔, 그 한 가지로 4천 명이 넘는 그의 벗들과 선후배들이 왔다.  그 안에는 병원 청소하시는 분, 식당 아줌마, 침대 미는 도우미, 매점 앞에서 구두 닦는 분도 계셨다. 그 한 분 한 분에게는 수현 형제가 은밀하게 베푼 사랑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구두 닦는 분은 자신에게 항상 허리를 굽혀 공손하게 인사하는 의사는 그 청년이 평생 처음이라고 했다. 김록권(전 국군의무사령관 중장)은 추천사에서 “안수현 대위를 추억하면 예수님께서 군의관의 옷을 입으시고 한국 땅에 나타나셨다가 가신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안 대위는 헐벗고 굶주린 자들을 위해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 놓았습니다.”라고 했다.  송광택 목사/ 출판평론가,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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