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주기철(朱基徹) 목사와 의성 경찰서

순교자 주기철(朱基徹) 목사와 의성 경찰서: 박창식 목사(달서교회, 대구경북기독교역사연구회 회장), "의성경찰서는 주기철 목사의 순교적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로서 그 의미가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2016.07.22 17:12 입력

김종춘 기자 chun5250@hanmail.net

<div align=""><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4691738037584.jpg" width="68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  </div>1. 왜 다시 주기철 목사인가? 21세기를 열어가는 한국교회에 왜 또 다시 주기철 목사인가? 2015년 제100회 총회는 평양, 동평양, 서평양, 남평양 노회가 헌의한 주기철 목사 복적과 복권 안에 대하여 “총회 임원회에 맡겨 상설 역사위원회를 설치하여 시행하기로 하고, 주기철 목사의 복권 및 평양신학교 복적은 모든 총대가 기립 박수하여 허락하는 것으로 가결하다.”  당시 총회 현장에 있었던 총대의 한 사람으로 기본적으로 이 안에 동의하지만, 목사의 신분은 노회에 속하기 때문에 노회의 결정을 총회가 번복할 수 없는 원칙이 무시된 결정이라는 점과 또한 사자(死者)의 복권 문제가 우리의 신학과 부합하는 지에 대한 일체의 신학적인 논의나 검토도 없이, 그것도 성급하게 진행된 점은 유감이었다. 이보다 앞서 주기철 목사의 복권 문제는 1997년 통합교단 총회장 박종순 목사가 주기철 목사의 복권을 선언하고, 장신대학의 서정운 총장이 복적을 선언한 바 있다. 노회차원으로는 처음으로 2006년 통합교단 평양노회가 ‘주기철 목사 복권추진 및 참회고백 특별위원회’의 이름으로 그의 복권을 선언하고 “평양노회가 신사참배에 앞장섰으며, 신사참배를 거부한 주기철 목사를 파면하고, 산정현교회를 폐쇄시키는 범죄를 저질렀다. 이 추악한 전대미문의 역사적 범죄행위를 회개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17일 총신신대원의 박용규 교수는 합동교단 동평양노회 제178회 1차 임시회 및 주기철 목사 복직 감사 및 학술 세미나의 발제문에서 주기철 목사는 ‘목사직 면직’이 아니라 ‘산정현교회 담임 목사직 면직’이라고 주장하여 그동안 정설로 받아지고 있던 ‘면직’에 반대하였다.  이에 대하여 장영학 목사(한국교회사자료박물관장)는 주기철 목사는 면직 된 것이 확실하다는 상반된 주장을 하였다. 이것은 주기철 목사의 복권은 목사면직을 전제한 것이기에 복권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며, 반대로 면직된 것이 확실하기에 그의 복권이 정당하다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이러한 모습은 총회의 역사학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며.얼마나 이런 일들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단적인 증거가 되고 있다. 주기철 목사에 관한 이런 문제는 그동안 장로교 총회가 보인 1938년 제27회 총회의 신사참배 결의에 대해서 보여준 자세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해방이 되고 장로교 총회가 ‘남부대회’라는 이름으로 서울 승동교회에서 1946년 6월 12일에 개최되었을 때, “1938년 제27회 총회 시 가결한 신사참배는 전국교회의 신앙 부족으로 일제의 강압에 의하여 저지른 잘못을 알고 회개하고 이를 취소한다”고 결의하였다.  이에 미심쩍은 총회는 1954년 제39회 총회 시에 신사참배 문제로 고난을 겪었던 이원영 목사가 총회장이 되면서 또 한 번 제27회 신사참배 결의를 취소하고 성명서를 발표하였는데, “신사불참배 교역자와 신자, 또 선교사를 제명한 노회, 학교, 각 기관에 명하여 그 기록을 취소키로 가결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총회의 결의는 과거의 과오를 형식상의, 다시 말해서 회의 절차상의 과오로 인정할 뿐이지 하나의 실제적인 역사적인 과오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모양새여서 서글픈 마음까지 든다. 교회사가 김영재 교수는 “한국교회가 많이 성장했으나 신사참배 문제가 남긴 상흔과 재난의 퇴적을 말끔히 씻고 정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뭇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줄로 안다. 마치 수술하여 끄집어내어야 할 파편을 그냥 몸속에 지니고 사는 사람처럼, 한국교회는 과거의 수치스러운 상흔을 그저 망각하고 의젓함을 가장해 왔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죄의식이나 윤리의식을 무디게 만든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 한다”고 이 문제를 지적하였다. 한국교회 130년 역사에서 신사참배의 문제는 여전히 현재의 문제이며, 어쩌면 한국교회의 원죄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교회가 형극의 수난을 당할 때 외롭게 신사참배의 강요에 맞섰던 주기철 목사의 순교신앙은 비틀어진 한국교회의 정체성 회복의 정도(正道)이며 첩경이 될 것이다.  2. 주기철 목사와 의성경찰서는 무슨 관계인가?   순교자 주기철 목사(1897-1944)는 경남 창원군 웅읍면 북부리에서 주현성 장로와 조재선의 4남으로 출생하였다. 지역의 기독교계 학교인 개통학교(1906-1912)와, 민족계인 오산학교(1913-1916)를 졸업한 후에 연희전문학교 상과에 입학했지만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중도에 포기하였다. 1916년 말 고향에 돌아온 주기철은 평양신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4년 반을 곰내에서 보냈다.  1920년 5월 27일 마산 문창교회에서 열린 김익두 목사의 부흥사경회에 참석해 깊은 영적각성을 체험한 후에 평양신학교에 입학하였고 4년만인 1925년 12월 22일 평양신학교 제19로 졸업하였다. 그해 12월 30일 경남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에 임하였다. 주기철 목사의 목회는 김인서 목사가 정리한 순서, 즉 부산 초량교회 목회(1926-1931), 마산 문창교회 목회(1931-1936), 그리고 평양 산정현교회 목회(1936-1944)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주기철 목사 순교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일제에 의한 검속은 평양 산정현교회에 부임한지 2년 후부터 시작되었다.  제1차 검속(1938.2-6), 제2차 검속(1938.8-1939.2), 제3차 검속(1939.9-1940.4), 마지막 제4차 검속(1940. 8?-1944.4)의 네 차례 검속이 진행되는 중에 1944년 4월 21일 밤 9시에 48세의 나이로 순교하였다.  김요나는 그의 <일사각오>에서 일반적으로 제2차 검속으로 이해되는 기간을 제3차 검속으로 잡고 있는데, 이것은 그 전에 평양경찰서에서 1개월간 예비검속 된 기간을 제2차 검속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주기철 목사와 의성경찰서의 관계성은 그가 제2차 검속 기간을 의성경찰서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당시 평양 산정현교회 목사였던 주기철이 왜 의성경찰서에 수감되었는가? 당시 주기철 목사의 구속은 1938년 9월에 있을 장로교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공식 가결토록 하기 위한 사전조치였다. 즉 신사참배 결의에 방해되는 인물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예비적 조치’였다는 점에서 예비검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의 검속은 유재기 목사(1905-1949)의 농우회(農友會) 사건과 연루해서였다. 당시만 해도 일제는 신사참배라는 반대 이유로 구속하기를 주저했다. 왜냐하면 일본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산정현교회의 한원준 집사가 농우회에 소속되어 있었고 이 사람을 통하여 주기철 목사도 이 회에 가담했다는 죄목으로 피검된 것이다.  유재기 목사는 선구적인 농촌운동가로서, 1938년 배민수, 김성원, 박학전 등과 함께 농우회를 조직하였는데 이것은 일종의 농민협동조합 운동이었다. 주기철은 이 모임과 관련이 없었으나 일제는 이 회를 반일 애국운동의 전위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제는 주기철이 정치적인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씌웠으나 신사참배를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던 것으로 사료된다.  1938년은 한국교회, 특히 장로교회로 볼 때는 오욕으로 점철된 한 해였다. 신사참배 강요는 조직적으로 강요되었고, 한국교회 파괴공작은 권력의 힘에 의해 모질게 전개되었다. 노회들은 비록 강압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장로교 총회 이전에 전국 23개 노회 중에 17개 노회가 신사참배를 가결한 상태였다.  그해 9월 장로교 총회에서는 신사참배는 가결되었고, 신사참배 결의안 무효 주장과 항의는 묵살된 채 부총회장 김길창 목사의 인솔로 노회장들은 평양신사에 참배하였다. 그 후 배도의 행렬은 계속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기철의 검속은 예정된 것이었다. 안이숙의 증언에 의하면 주기철은 구속되기 얼마 전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는 본문의 설교에서 “일경의 악착한 매의 채찍은 살을 찢고 신경에 불을 지르지요. 아픈 것이 그렇게 심하고 무섭다는 체험을 말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지금이 시작이지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다음 주일 설교에서 “아내로서 남편 외에 다른 주인을 둘 수 없습니다.---‘내 앞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하신 계명은 이 천지와 우주를 만드신 창조주의 명령입니다.”라고 설교했다고 한다. 이 설교 후에 곧 체포되어 의성경찰서 유치장에 7개월간 구금되었다가 대구로 이송되었고 1939년 2월에 석방되었다. 이때 남편을 만난 부인 오정모의 첫마디는 “승리요?”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다시 들어갈 준비를 하라”고 당부한 사실은 부부의 감정을 뛰어넘는 비장함이 있다. 오정모는 “어머니, 아이들 걱정 말고, 들어가서 신앙을 지키고 순교하십시오. 목사님이 순교하셔야 한국교회가 섭니다.”라고 했는데, 이것은 이때부터 주기철과 오정모는 순교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더욱이 의성경찰서에서 석방된 주기철 목사가 평양으로 돌아간 날이 주일 아침이었다. 산정현 강단으로 간 그는 벅찬 감격으로 불후의 설교 한 편을 토하여 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오종목(五種目)의 나의 기도’이다. 산정현교회 교인이었던 오재길의 기록으로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 설교는 주기철의 유언적 설교이자 그의 신앙적 결의와 확신을 보여주는 신앙고백이었다.  이 설교는 하루 이틀의 연구로 이루어진 설교가 아니라 그의 7개 월 간의 의성경찰서에서의 투옥과 고난의 일상에서 준비된 가슴의 고백이었다. 그의 다섯 가지 기도는 “1. 죽음의 권세를 이기게 하옵소서. 2. 장기간의 고난을 견디게 하옵소서. 3. 노모와 처자와 교우를 주님께 부탁합니다. 4. 의에 살고 의에 죽게 하옵소서. 5. 내 영혼을 주님께 부탁합니다.”였다.  “나는 바야흐로 죽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죽음에 직면한 나는 ‘사망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옵소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소나무는 죽기 전에 찍어야 시푸르고 백합화는 시들기 전에 떨어져야 향기롭습니다. 세례 요한은 33세, 스데반은 청장년의 뜨거운 피를 흘렀습니다. 이 몸도 죽기 전에 주님 제단에 제물이 되어지이다.”  주기철 목사의 이 설교를 두고 교회사가인 이상규 교수는 “그의 일사각오의 신앙과 죽음을 눈 앞에 둔 확신에 찬 설교는 듣는 이들을 각성케 하는 힘을 지니고 있고, 60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 우리에게도 세월의 간격을 뛰어넘는 감동이 있다. 이 설교문은 한국교회의 고백문학과 경건문학의 걸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민경배 교수는 “그의 설교는 끝났다. 그리고 이 세상에 그의 설교는 다음 것이 있었을 터인데도 누구도 의식하거나 또 기록에 남겨둔 사람이 없었다. 이 설교로 그의 할 말은 다 한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설교가 그의 신앙과 순교를 결산하는 피맺힌 선언으로 우뚝 솟았기 때문이다. 일제치하 한국교회 순교 증언으로 이 이상의 것을 다시 기록하거나 찾을 필요가 없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설교학자인 정성구 박사는 주기철 목사의 이 설교를 두고 ‘진리를 위한 순교염원’으로 평가하면서 이것을 그의 최후 고별설교로 보았다.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주기철 목사의 생애에서 그를 순교자로 논하고, 한국교회사에서 그의 순교가 차지하는 의미가 지대한 것을 생각할 때 의성경찰서에서 약 7개 월 간의 수감이 실제로 그의 순교신앙을 구형하는 기간이었다고 사료된다. 그러므로 순교자 주기철의 순교신앙의 실질적인 산실은 제2차 검속기간인 의성경찰서 수감 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 의성읍 후죽동의 와가(瓦家)는 일제 강점기의 의성경찰서였는가?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생애에서 의성경찰서 수감기가 가지는 의의가 있다면, 일제 강점기의 의성경찰서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을 경우에 그것이 가지는 역사적 의의는 크다고 할 것이다. 이에 현재 경북 의성읍 후죽리 678-2와 678-8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이 일제 강점기 의성경찰서가 맞는가를 검증할 필요가 발생한다.  현재 의성철파교회 담임인 추성환 목사의 이 일에 대한 헌신은 남다르다. 그는 현존하는 와가 건물이 주기철 목사가 수감되었던 당시 의성경찰서 건물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성군 건축물관리대장에 의하면 현재 후죽동 678-2번지의 와가 건물은 1920년에 준공된 것으로 되어 있다.  여러 자료와 증언들에 의하면 이 건물이 바로 일제 강점기의 의성경찰서 건물이었다는 것이다. 우선 안동의 와룡교회 담임목사인 강정구가 제공한 사진 자료(아래 사진)에 의하면 현존하는 와가와 그 왼쪽으로 현재 의성군이 자원재활용센터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 찍혀 있고, 사진 오른쪽에 한자로 ‘義城警察署’(의성경찰서)라고 씌어져 있다. 이 사진은 현재까지 자료 중에 당시의 모습을 가장 정확하게 증거하고 있는데, 현재 재활용센터가 의성경찰서 정문이며 주 건물이었고, 그 오른쪽에 위치한 현재의 와가는 경찰서의 부속건물처럼 보여진다.  <div align=""><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text-align: justify; 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4691744558362.jpg" width="68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                                           </div>그리고 <의성읍지>에 의하면 당시 향토민속 자료관으로 사용하던 현재 와가에 대하여 “건물 양식은 겹처마 목조 정면 5간, 측면 3간 기와지붕으로 일제 강점기에 경찰서로서 항일 애국지사와 반일 사상가들이 감금되어 고문을 당한 곳이다”라고 적고 있다.   보다 분명한 또 하나의 자료는 일제 강점기 의성경찰서에 수감되었던 적이 있던 정운권의 증언이다. 그는 1942년 신사참배와 의성읍교회 폐문 문제로 의성경찰서에 구속되었던 인물이다. 그가 쓴 <칠년대환란과 천년왕국>이란 책에 당시 의성새마을 유아원으로 사용하던 후죽리 와가 앞에서 직접 ‘일제 때 의성경찰서’라는 설명과 함께 기념사진(아래 사진)을 남기고 있다.  <div align=""><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text-align: justify; 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4691746726779.jpg" width="68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       </div>이 외에도 이 장소가 일제 강점기의 의성경찰서였다는 증언을 추성환 목사의 노력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확보되어 있다.  “그곳이 의성경찰서 본서였다는 것은 틀림없고(황광국 증언, 의성교회 원로장로), 당시 의성의 중앙통이고 한옥식의 건물이 왜정시대 의성경찰서였다(신해준 증언, 철파교회 원로장로), 인쇄소 주인이 일제 강점기의 경찰서 자리라고 여러 번 이야기 하였다(안영순 증언, 철파교회 원로장로), 좌익 청년들이 당시 경찰서에서 경찰서장을 끌고 가는 것을 목격했다(김재홍 증언,의성교회 원로장로), 당시 경찰 봉급이 27원이었고 나는 교사 조수로 있으면서 그때 경찰관들이 훈련받는 모습을 보았고 경찰서를 자주 보았다(오세원 증언, 제일교회 원로장로), 중학생 때 경찰서에 가서 놀았다(정군태 증언, 전직 경찰관), 무장공비가 의성경찰서에 방화를 해서 다시 옛날 청사로 자리를 옮겨 경찰업무를 보게 되었다(김정태 증언, 의성농협조합장), 어릴 때 의성경찰서에 붉은 띠와 노란 띠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이동춘 증언), 그곳이 일제 강점기 때의 의성경찰서라는 것이 확실하다(이원태 증언).”  이들 증인들은 모두 지역교회와 사회의 원로로서 증언의 신빙성을 가진다. 의성경찰서의 연혁에 따르면, 초기 의성경찰서는 ‘대구경찰서 의성분파소’로 시작되었는데 당시 의성현의 부속기관과 건물에서 시작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후죽동 678-2번의 와가는 한때 대구지방검찰청 의성지청(1907년 개청)과 통감부 대구지방재판소 의성지청으로 사용되다가, 1932년 2월 5일에 폐청이 되면서 그때부터 온전히 경찰서 건물로만 사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항일운동 및 농우회 사건 등으로 경찰업무가 확대되면서 현재 재활용센터 건물은 유치장 취조실로 사용하였고, 유치장이 부족하자 안동, 청송, 군위 지역으로 분산 수용하였음도 확인되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후죽동의 와가는 해방되기 6,7전 전까지 경찰서로 사용되었음이 확실하다. 이상과 같은 자료와 증언에 의하면 현재 후죽동의 와가는 일제 강점기 때에 의성경찰서로 사용하던 건물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1938년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의성경찰서에 수감되었던 주기철 목사는 바로 이 건물에서 수감되었음이 증명되는 것이다. 4. 그렇다면 이 건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1) 문화재로 보존필요성 이상과 같이 후죽동 와가가 가지는 역사적인, 특히 교회사적인 의의를 생각해 볼 때 이 건물을 잘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 건물이 주기철 목사의 순교와 관련되어 남북한 전체를 통틀어 유일한 보존 유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한에는 주기철 목사와 관련되어 기념할 만한 곳이 세 곳이 있다. 먼저 그가 태어난 생가와, 또한 그가 목회한 부산 초량교회와 마산 문창교회가 그것이다. 평양 산정현교회 시무 때에 순교했기에 더욱 연관이 있는 곳이지만 현재 분단 상황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다행스러운 것은 2015년 3월 24일 주기철 목사의 고향인 창원시 진해구 남문동 841번지에 ‘항일운동가 주기철 목사 기념관’이 개관되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의 고향에 그를 추모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무슨 연고인지는 몰라도 기념관의 이름이 ‘항일운동가 주기철목사 기념관’이다.(아래 사진).   <div align=""><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text-align: justify; 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 src="http://christianfocus.kr/PEG/14691748331149.jpg" width="68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    </div>이것이 기념관의 공식 명칭인데 어느 곳에도 순교라는 말이 없다. 이것은 해방이후 국립묘지에 안치된 주기철의 묘비에 ‘애국지사 주기철 목사’로 새긴 것과 더불어 또 하나의 오착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하고 싶다. 하나님의 나라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의 나라가 신사참배를 반대하여 수난을 당하고 순교한 이들의 종교적인 동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의 항거에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한 것은 이해가 된다.  일제는 신사참배 반대자들을 ‘국가반역’이라는 죄목으로 다스렸고, 광복을 되찾은 조국의 정부는 그들에게 ‘애국지사’라는 이름으로 포상하였다. 교회역사를 보면 기독교를 박해한 정권은 언제나 정치적인 동기와 정치적인 명분으로 박해를 가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조국의 정부가 일제의 정부처럼 신앙의 자유를 억압했다면 신사참배 반대자들은 조국의 정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항거했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통합교단 경남노회가 추축이 되어 진행한 주기철 기념관의 명칭을 어떻게 그렇게 정했는가? 물론 지방정부의 재정보조와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문제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순교자 주기철 기념관의 명칭으로서는 재고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현재 남한 내에서 주기철 목사의 순교와 직접 관련된 역사적인 장소, 그것도 원형 그대로 보존된 것은 의성경찰서 건물이 유일하다고 사료된다. 그러므로 이 장소는 민족사적인 의미와 더불어 주기철 목사의 순교적인 의미가 더욱 부각되는 곳이므로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잘 보존되고 관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2) 활용방안 현재 역사적 문화재 유산에 대한 활용이 정부나 지방정부의 대단히 중요한 역점사업이다. 우선 웰빙에서 힐링까지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역사적 문화유산과 연계하여 다양한 문화적인 콘텐츠가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창식은 그의 논문, ‘대구기독교 순례길 개발 및 활용을 위한 연구’에서 기독교계 문화유산의 활용방안을 발표하였다.  특히 그는 ‘대구기독교 순례길’을 제창하였는데, 대구시가 운영하는 근대골목투어 제2코스인 근대문화골목길이 바로 기독교 길임을 밝히고 그것의 활용방안을 주장하였다. 그는 기독교 신앙에서 인간을 ‘여정자 인간’(homo viator)으로 보고 현재 일어나는 순례길 열풍을 순례신학적 차원으로 끌어올려 순례자들로 하여금 보다 밀도 높은 영성생활을 위한 신앙의 원체험을 경험하는 차원까지 나아갈 것을 주장하였다.  대표적인 모델로, 스페인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로 가는 길)를 들 수 있는데, 이 순례길은 1993년에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한해 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전 세계로부터 몰려들고 있다. 이 길의 주된 성공 요인은 순례에 참여함으로 얻는 정신적, 영적인 체험에 있을 것이다.  전체 800km를 도보로 완주하고 마지막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의 축하 예배에 참석하면 참여자들은 진한 감동을 눈물을 흘린다. 이것은 순례자 자신의 자기성찰에 대한 결과이며 또한 영성적인 체험에 바탕을 둔 것이라 사료된다. 국내의 모델로, 제주도의 기독교 길을 들 수 있다. 2012년 제1길인 ‘순종의 길’이 선포된 이후 제4길까지가 지정 선포되었다. 제1길은 제주 애월읍의 금성교회에서 출발하여 협재교회까지 약 14km에 이르는 길로, 제주 최초의 선교사로 활동했던 이기풍 선교사가 초기 선교를 체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필자가 2013년 4월과 2016년 6월에 두 번 그 길을 걸어보았지만 여타 제주 올레길과 별반 다르지 않고 기독교 보존유물의 절대빈곤으로 인하여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비해서 대구, 경북지방에 흩어진 기독교적 문화유산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다양성에서도 타 지역의 추종을 불허한다. 손산문 목사는 ‘대구, 경북지역 개신교 역사문화유산 보존관리 및 관광자원화 방안 연구’라는 논문에서 대구, 경북지역에서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는 개신교 역사유산을 약 48개 처로 선별하고 있다. 선별기준은 첫째, 문화재로 지정 또는 등록된 유산과 둘째, 2004년 문화재청에서 조사, 보고한 근대문화유산목록에 등재된 것들이다. 그는 개신교 역사유산을 ‘문화적 콘텐츠’로의 활용할 것을 제시하였다. 지금까지 개신교는 역사자원을 성지순례, 신앙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등 주로 종교적인 범주에만 국한되었다고 보았다. 이제는 종교적인 범주를 확대하여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흐름 속에서 이해, 해석,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제언에 따른다면 대구, 경북의 개신교 역사유산은 ‘관광 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판단된다. 예를 들어 1893년 4월 영남지역 최초로 기독교를 전파한 윌리엄 베어드(William M. Baird, 배위량) 선교사가 걸었던 대구, 경북선교의 길을 ‘베어드의 길’도 선포하는 등 실제적으로 활용한 방안은 많이 있을 것이다.  우선 대구만 하더라도 이미 구제일교회 본당, 대구동산병원, 계성학교, 신명학교, 애락원 등이 연계되어 있고, 이것을 경북지역과 확대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 마련되어있다. 예를 들어 영천의 자천교회, 청송 화목교회, 봉화 척곡교회, 안동교회 등으로 이어지는 순례코스가 자연스럽게 연계되어질 수 있다. 여기에 만약 의성의 주기철 목사의 순교적인 테마가 합쳐진다면 이른바 ‘베어드의 길’은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기독교 순례길로 부상할 수 있는 모든 요인을 다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기독교유산의 문화적인 활용뿐 아니라 보다 교회사적으로 순교신앙의 제고를 통한 한국교회의 정체성 회복에도 중요한 장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신사참배가 한국교회에 남긴 상처는 신학의 양극화와 해방 이후 장로교회의 분열의 한 축으로 작용하였다. 이제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다시 자각할 수 있는 여러 방도 중에서 순교신앙의 회복도 하나의 길이 될 것이다. 또한 기독교 신앙에서 최고의 꽃 봉우리는 순교신앙이다. 초대교회의 속사들처럼 순교를 지나치게 열망할 필요는 없지만 한국교회가 흔들리는 이 시점에서 삶에 순교적 신앙의 가치는 충분히 제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역사적 유물을 잘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의성경찰서는 주기철 목사의 순교적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로서 그 의미가 재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우선 기독교계에서 충분한 연구와 관심의 제고가 필요하다. 지역의 교회와 노회가 이 문제를 깊이 인식하고 지방 정부와 소통하는 가운데 총회와 연계하여 한국기독교계의 관심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합동교단 경중노회(노회장 하태봉 목사)와 신학부(부장 조상래 목사), 특히 신학부 서기인 추성환 목사의 노력은 작업의 기초로서 큰 의의를 가진다고 본다. 앞으로 이 사역이 선한 열매를 맺어 순교신앙이 이곳 의성을 중심으로 힘 있게 일어나기를 기도하며, 미력이나마 적극 당부할 것을 약속한다. 박창식 목사/ 달서교회, 대구경북기독교역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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