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천국은 어때요?' - 크리스천포커스

"아빠~~~~~! 천국은 어때요?": 2012.07.20 06:39 입력 | 2012.07.22 02:21 수정

김찬 기자 chantouch@naver.com

"아빠~~~~~! 천국은 어때요?" 故신경직목사 딸 예지가 페이스북에서 아빠에게 쓴 편지 51년간 세상에 살면서 "다섯사람의 몫"을 다하고, 먼저 부름받은 故 신경직 목사의 열정적인 사역에 경의를 표하며, 남은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사랑이 넘기기를 빕니다. 신 목사가 못다 이룬 남은 전도는 한국교회의 몫이요, 바로 우리 모두의 몫임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남겨둔 딸 예지가 페이스북에 올린 편지를 공개합니다. -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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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천국은 어때요? 그 날 아빠가 나오는 꿈을 꿨어요. 아빠한테 인사한다고 자다 깨서 비몽사몽으로 나가서 인사하고 들어오면서 엄마한테 꿈 얘기를 했는데 기억이 잘 안 나요.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가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꿈이라고 말했데요. 매일 아침 일어나면 가장 먼저 안방에 가서 나는 엄마아빠한테 밤새 옥체 강녕하시냐구 인사하고 아빠는 늘 오냐 했었는데 왜 그 날은 인사하기가 싫었을까요.. 뉴질랜드에 있을 때 아빠 병명을 듣고 인터넷에 검색하고는 사실 혼자 기도하면서 울었어요. 좀 더 지나서는 사실 나 나빴어요. 아빠 살려달라고 기도해야되는데.. 그냥 하나님 뜻대로 하시라고 했어요. 정말 매일 같이 그랬어요. 내 욕심은 살아서 오래오래 같이 함께하고 싶지만 혹시 주님 계획하신 일 있으시면 그렇...게 하시라고.. 이런 계획인거 알았으면 나는 아빠 딸이니까 우리 아빠 살려달라고 기도했어야되는데... 사실 그 기도가 안 나왔어요. 마음 먹고 한국에 들어왔는데 아빠가 너무 말라서 처음 보는 아빠의 마른 모습에 마음 아픈 것도 잠시 예전과 똑같이 활동하는 아빠를 보면서 9개월이면.. 2개월 남았다는 사람들도 몇십년을 사는데 뭐 괜찮겠지 그랬어요. 수요일에 아빠가 아프다고 할 때 옆에 더 오래있을걸 불 끄고 누워서 아프다고 할 때 억지로라도 병원에 갔으면 .. 그래도 달라진건 없었겠죠? 원래 나 내일 아빠랑 보성에서 데이트하기로 했는데 그쵸...? 아빠가 보성 관광 시켜준다고 그래서 대신 나는 아빠 방 청소하고 빨래도하고 그러고 오기로 약속했는데... 엄마랑 커플로 신발도 새로 샀잖아요. 아빠 등산화도 새로 샀잖아요. 나 아직 아빠한테 사주기로 한거 다 못 사줬는데.. 나 남자친구도 아직 못 보여주고 아빠 나 대학교 졸업하는 것도 못 봤구 나중에 내가 주기로 약속한 용돈 오천만원도 아직 못 받았잖아요. 나 결혼 할 땐 누구 손 잡고 들어가? 나 이상한 남자 만나지 말라구 걱정되서 하나님한테 말 잘해주려구 그렇게 일찍 간거 아니잖아요.  아빠~~! 그렇게 힘들었어요? 하영이가 진짜진짜 잘 참다가 아까 울다가 잠들었는데..이렇게 예쁜 하영이 두고.. 더 이쁘게 크는거 봐야되잖아요. 예찬이가 얼마나 잘했는지 다 봤죠? 아프고 힘들고 슬플텐데 끝날 때 까지 꾹 참고 견뎠는데... 나는 괜찮은데 정말 나는 괜찮은데... 예찬이랑 하영이는 아직 너무 어린데.. 아빠 십년만 더 살지... 아빠 너무너무 힘든거 아는데 그래도 십년만 더 살지... 아빠는 천국에서 좋겠지 뭐..  오늘 아침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빠가 그동안 혼자 하던 일들 누군가에게 맡기려면 다섯명 쯤 있어야될 것 같더라구요.  아빠.  제 아버지여서 감사해요.  장례치르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빠를 사랑했는지... 보고는 아빠 많이 닮았데요. 예찬이랑 하영이는 엄마 닮구, 아빠가 들었으면 또 웃으면서 나 놀렸겠다 그치...? 미안해요 아빠.. 마지막으로 내가 해드린건 아빠가 좋아하는 호박전 하나라서.. 아픈 아빠 손 밖에 주물러 드릴 수 없었던게.. 아빠 마음 아프게 했던 것들 하나하나 모두 다 미안해요. 아빠만큼 훌륭하게 살 자신은 없는데요. 나 부끄럽게 사는 딸은 안될거니까 걱정마세요. 내가 정말 잘할게요. 존경받는 목사님으로, 충성을 다 한 하나님의 자녀로 사랑 가득한 아버지로, 그 달려갈 길 다 마치고 그렇게 살아주셔서... 당신이 내 아버지여서 너무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아빠. 근데 벌써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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