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편지/ 아들아, 너는 목사되지 마라

남도편지/ 아들아, 너는 목사되지 마라: 2013.02.12 04:28 입력 | 2013.02.16 16:43 수정

김찬 기자 chantouch@naver.com

황목사의 남도편지 아들아, 너는 목사되지 마라 
<DIV align=center> 
<DIV style="BORDER-BOTTOM: #d9d9d9 1px solid; BORDER-LEFT: #d9d9d9 1px solid; MARGIN: 10px 0px; WIDTH: 570px; BORDER-TOP: #d9d9d9 1px solid; BORDER-RIGHT: #d9d9d9 1px solid">
<DIV style="MARGIN: 0px; WIDTH: 570px" align=center><img alt="" onclick="go_org_img('20130212043910_8784.jpg')" border=0 src="http://christianfocus.kr/PEG/news/20130212043910_8784.jpg" ;> 
<DIV style="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5px; MARGIN: 0px 5px 5px; LETTER-SPACING: -0.04em; COLOR: #333; FONT-SIZE: 11px"><ACRONYM>▲ 1982년 12월 흑산도 수리교회를 개척한 후 30여년간 낙도의 영혼들을 위해 생애를 바친 故 정삼섭 목사의 생전 모습, 정 목사는 2012년 1월 61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사진제공 황영준 목사</ACRONYM></A></DIV></DIV></DIV></DIV>
 전국 도서지역에 있는 교회가 280개 정도란다. 그 가운데 7할 이상이 목회자의 생활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미자립 교회라는 통계다. 그런 교회가 전남지역 다도해에 많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양 무리인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이 있다. 자신을 낮추어 세상에 오시고 사람들을 섬기셨던 예수님을 본받아 자기희생을 각오한 분들이다. 이미 고인이 된 정삼섭 목사의 부인으로 평생 목회 동역자로 살았던 김정자 사모님이 결혼하기 전에는 의정부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목회자 아내가 된다는 사실이 하나님 앞에서 큰 은혜라 믿고 친구의 소개로 정 목사와 결혼했다. 정혼하고 대둔도를 갔을 때 중매역할을 한 친구와 동행했다. 허술한 예배당과 사택 그리고 정 목사의 살림살이를 돌아본 친구는 예배당에 엎드려 소리 내어 울었다. 친구의 삶이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아서, 친구에게 미안해서 그랬을 거란다. 그래도 사모가 될 사람이라서 그랬겠지만 새댁 될 사람은 이것저것을 돌아보고 정리하면서 가정생활을 계획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결혼하고 보니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먼저 뱃멀미부터가 고역이었다. 음식도 달랐다. 교인들이 막 잡은 생선을 갖다 주어도 요리를 못했다. 여객선을 타러 작은 배를 타고 나가다가 파도에 출렁이는 바람에 바다에 빠져서 죽을 번했다. 빗물을 받아도 물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아이의 교육이 문제였다. 친정어머님이 딸을 찾아 온 것은 손자 돌때였다. 의정부에서 목포로 내려와 여객선을 타고 오면서 뱃멀미로 고생했던 어머니는, 여기 오기가 미국 가는 것보다 더 멀고 힘이 든다며 녹초가 되어 들어왔다. 옳은 말이다. 미국이야 하룻밤이면 가지만, 흑산도는 목포에서 하루 묵고 다음 날 도착하는 곳이다. 그 때는 예배당 건축공사를 하고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사택은 엉망이었고, 그날 밤에 비까지 내렸다. 허술하고 비좁은 사택이었다. 슬레이트 지붕 깨어진 틈새와 구멍으로 빗물이 줄줄 쏟아졌다. 크고 작은 통이며 그릇을 여기저기 바쳤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냈다. 큰 고생이었다. “우리한테 예수 믿으라 하지 말게. 자네가 죄 많은 사람이네그려. 이런데서 이렇게 고생을 하다니…. 어서 육지로 나오소. 2층 교회라도 하게 되면 내가 도와줌세...” 장모는 딸의 형편이 안타깝고 막막해서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 떠날 수 있겠는가. 장모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위와 딸이었을 것이다. 그런 어머니도 나중에는 예수 믿고 교인이 되었다. 손자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의정부로 데려다가 학교에 보냈고, 총신대학에 진학하게 했다. 사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정 목사가 교회개척 17년째 되던 해에 외환위기가 터졌다. 뭍에서 살던 젊은이들 몇 가정이 돌아왔다. 도시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집사들이었다. 교인이 40명이 되었다. 기도와 찬송에 힘이 실리고 교회가 힘을 얻었다. 그러나 잠깐이었다. 그들은 철새처럼 금방 떠났다. 기둥 같은 집사가 바다에 나갔다가 실종되어 돌아오지 않았다. 정 목사에게 충격이었다. 할머니들이 별세했다. 교인들 마음에도 찬바람이 일었다. “목사님, 너무 슬펐습니다. 죽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천국 가는 빠른 길이라면…” 정 목사의 그 때 심정이었다. 그런데도 그런 시련은 오히려 ‘평생 낙도 목회’ 라는 마음을 굳게 했다. 정 목사는 아들에게 목사 되지 말라고 했다. 목회자의삶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십자가의 길임을 겪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들아, 너는 목사 되지 마라.” 아들에게 백 번도 더 말했단다. 그러나 아들의 생각은 달랐다. 광복이는 희생적인 삶을 사는 아버지 같은 목사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총신대학에 진학했다. 그런데 이 일이 오히려 정 목사 에게 큰 기쁨이고 보람이고 자랑이었다. “광복이가 총신대 합격했어요.” 내게 전화하는 그의 음성이 많이 들떠 있었다. 정 목사가 숨을 거두었던 병실, 장교 군복을 입은 아들과 함께 임종기도를 드리고 그의 손을 잡았다. “광복아, 아버지가 고생 많이 하고 가셨다. 하나님이 칭찬하실 거다. 광복이도 훌륭한 목사 되어라.” 나도 광복이도 사모님도 함께 울었다. 황영준 목사/ 동산교회 원로, 수필가

김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전체보기

뉴스

함께하는교회

신학포커스

특집기획

CFC TV

포토뉴스

커뮤니티

쇼핑몰

마이페이지

고객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