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욱목사 사건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진단과 처방

전병욱목사 사건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진단과 처방: 2012.08.31 15:42 입력 | 2012.10.18 08:11 수정

진재수 기자 jesu21j@hanmail.net

<죄 용서의 은총과 그 은총의 악용> - 전병욱 목사 사건에 대한 신학적이고 목회적 진단과 처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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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힌 여자를 돌로 쳐 죽일 자세로 서 있던 사람들을 향해서, 예수님께서 던진 한 마디는 그 사람들의 양심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요8:7). 그래서 이들은 조용히 돌을 내려놓고 물러섰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남을 정죄하는 것을 꺼립니다. 남을 정죄하기에 앞서 내 자신의 죄를 생각하면, 죄인인 내가 어떻게 또 나와 똑같은 다른 죄인을 향해서 돌을 들 수 있단 말입니까?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마 7:1)의 말씀이나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 7:3-5)는 말씀 앞에서 우리는 내 자신의 허물을 먼저 보게 됩니다. 남을 비판하고 정죄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죄를 짚어보는 것이 진정 신앙인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개 목사가 성추행을 했다고 해도, 그 사람을 향해서 비난을 하거나 어떤 조치를 취하는데 선뜻 나설 수 없는 것이 교계의 분위기입니다. 가능하면 사람을 살리려 하고 회복시키는데 관심이 있는 것이지, 무너뜨리고 파멸시키려는 일에 나서려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입니다. 교계에서는 성추행을 한 것보다도 다른 사람을 향해서 비판을 일삼는 것이 더 크고 중한 죄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아무개 목사는 이런 분위기를 악용하여 목회의 현장으로 당당하게 귀환하였고, 설교의 대부분을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자들을 오히려 공격하는데 쏟고 있습니다. 일단 목회를 하게 된 이상, 어정쩡하게 무엇인가 켕기는 것이 있는 자세로 목회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당당하게 공격적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일종의 계산이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복음의 왜곡과 악용에 대하여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우선 성경은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음행”에 대하여 못 본 척하라고 가르치고 있지 않습니다. 고린도전서 5:9-13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만일 어떤 형제라 일컫는 자가 음행하거나 탐욕을 부리거나 우상 숭배를 하거나 모욕하거나 술 취하거나 속여 빼앗거든 사귀지도 말고 그런 자와는 함께 먹지도 말라 함이라. ---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쫓으라.” 우리 한국 성도들은 “목사님은 하나님께서 기름 부으신 하나님의 종으로, 목사님의 잘못은 하나님께서 처리하실 것이고, 우리들이 함부로 나서면 안 된다”는 일종의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전혀 성경적인 근거가 없는 생각입니다. 성경은 크리스천들 모두가 하나님의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가르치고 있으며, 목사만이 어떤 특권 계층이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벧전 2:9). 성경은 세상 사람들이 잘못하는 것이야 하나님께서 나중에 처단하실 것이지만,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악행에 대해서는 교회가 처단하여 출교시키라고 권고하고 있는 것입니다(고전 5:13). 마태복음에서도 누군가 교우들이 죄를 범할 때,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마 18:15-17). 그래서 교회는 치리와 권징을 통해서 교회의 순결성을 바로잡아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종교 개혁자들은 치리와 권징이 있는 교회가 참된 교회라고 말한 것입니다. 소속 노회는 어설픈 법리에 갇혀서 아무개 목사를 치리하는 일을 미룰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교회 내에서 벌어진 이 악행에 대하여 치리권을 발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범법자가 복음을 우롱하고 악용하는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 동안 아무개 목사와 함께 동역했던 목사들은 지금 이 시점에 침묵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성추행 목사의 목회 복귀를 지원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를 향해서 권고해야 합니다. 당사자가 철저한 회개를 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목회자들은 성경적인 가르침에 따라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하여 분명한 나팔을 불어야 합니다. 침묵하는 것은 악이 성행하도록 방조하는 것이며, 교회를 무너뜨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나는 아무개 목사의 성추행 사실이 발각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믿습니다. 만일 발각되지 않았다면, 그는 계속해서 더욱 더 많은 죄를 지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아직 하나님께서 그분을 버리지 않으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해석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이 그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 주시기까지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여전히 그분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죄를 더 이상 짓지 못하도록 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은혜를 악용하면 안 된다고 믿습니다. 철저한 하나님 앞에서의 회개가 있어야 할 것인데, 그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하는 회개를 동반하는 것이어야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고 믿고, 노회가 시벌하는 그 벌을 받아야 하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동반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렇지 않고 뻔뻔하게 복음을 악용하고, 회개 없는 은총을 주장하면서 이러한 행태를 지속한다면 하나님의 은혜의 기회를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로(목사 포함)의 직분을 가지려면, 책망할 것이 없어야 하고, 한 아내의 남편이어야 하며, 방탕하지 않아야 하고, 세상 사람들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여야 합니다(딤전 3:1-7). 성추행의 범죄를 했다면, 이젠 더 이상 장로나 목사로서의 직분을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악한 죄를 저질렀다 한들,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할 죄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 용서를 빌미로 목사의 노릇을 계속해도 된다는 보장이 될 수 없습니다. 목사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주님을 위하여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그분에게 열려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목회를 하면서 복음을 우롱한다면 이것은 회개한 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국진 목사/ 필라델피아 사랑의교회 담임(T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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