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십자가의 신학자,김용주 박사를 만나다

대담/ 십자가의 신학자,김용주 박사를 만나다: 2013.02.06 18:57 입력 | 2013.02.12 22:21 수정

박정진 기자 cfocusp@hanmail.net

대담/ 십자가의 신학자, 김용주 박사를 만나다 독일 훔볼트대학에서 16년 루터 연구, 귀국 후 분당두레교회 사역 루터의 십자가 신학의 열쇠, 그리스도의 대속의 십자가 <img alt="" style="MARGIN: 0px 0px 10px 10px; CURSOR: pointer" onclick="go_org_img('20130206191256_4435.jpg')" border=0 align=right src="http://christianfocus.kr/PEG/news/20130206191256_4435.jpg" ;>마틴루터(Martin Luther,1483-1546), 그는 누구인가? 2012년 익투스출판사에서 이 질문에 대하여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책<루터, 혼돈의 숲에서 길을 찾다>(저자 김용주)을 발간하였다. 저자 김용주 박사(사진)는 “Ad Fontes(근원으로)” 즉 “루터가 쓴 원문들로 돌아가 루터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그리고는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자”는 것이 책을 쓴 동기라고 말한다.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독일 베를린의 훔볼트대학에서 김 박사는 16년 동안 루터의 원전과 씨름하였다. 그는 자신이 섬기던 베를린 반석교회에서의 목양 사역과 루터 연구를 병행하면서 “목양 신학자로서의 루터”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의 논문 [십자가만이 우리의 신학이다: 루터의 십자가 신학의 열쇠 개념으로서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이해(Peter Lang, 2008)]은 몰트만을 중심으로 한 정치신학적 십자가 신학 이해를 극복하고 십자가 신학을 목양적 관점에서 이해 한 논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책의 저자, 김용주 박사를 만나 그가 만난 루터가 누구인지 직접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박정진 기자(이하 박): 지난 2012년 목사님의 책을 접하면서 꼭 한번 뵙고, 목사님께서 말씀하시는 마틴 루터를 직접 체험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목사님께서 루터의 원전과 씨름하면서 만난 마틴 루터는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김용주 목사(이하 김): 마틴 루터는 목양적인 신학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신학자이지만 목회와 설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예요. 그러므로 그의 글들은 대체로 설교처럼 평이하고 쉬운 글들이었지요. 박: 마틴 루터는 목양적 신학자라고 말씀하시는데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 해 주십시오. <img alt="" style="MARGIN: 0px 10px 10px 0px; CURSOR: pointer" onclick="go_org_img('20130206191552_5388.jpg')" border=0 align=left src="http://christianfocus.kr/PEG/news/20130206191552_5388.jpg" ;>김: 루터는 하나님은 문자적으로 기록된 성경 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그의 신학의 제 일 원칙으로 삼고 살았던 사람입니다. 루터 당시의 대학과 수도원 그리고 교회는 성경 말씀을 유명한 신학책들을 해석하기 위한 하나의 참고문헌 정도로 격하시켜 놓았습니다. 그러나 루터는 성경읽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성경의 문자적인 말씀을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전달하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여긴 신학자요 설교자입니다. 1521년에 루터가 신약성경을 헬라어에서 독일어로 번역한 것도 말씀 전달에 대한 그의 특별한 관심 때문입니다. 루터는 1534년에 신구약성경을 모두 독일어로 번역해서 출판하였습니다. 루터 번역의 가장 큰 의의는 그가 그 당시의 여러 독일어 번역과는 달리 가능한 민중들이 이해 할 수 있는 독일어로 번역했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그는 함께 번역에 참가한 비텐베르그 교수들과 함께 민중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이 하는 말들을 들어보고 그들이 이해 할 수 있는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번역하고 전달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박: 목사님은 책에서 루터가 대학 친구들로부터 “철학자”란 별명으로 불려졌다는 것을 밝히셨고(p.61), 루터가 1508년에 비텐베르크 대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가르쳤다고 언급하셨습니다(p.78) 여기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이에 대해 우선 루터 자신의 말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대학에서는 성경을 거의 강의하지 않았고, 토마스나 둔스 스코투스나 아리스토텔레스가 강독되었다. 혹시 강의 하더라도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범주하에서만 읽혀졌다”(마틴 루터,p.75) 루터는 1501년에 에어푸르트(Erfurt)대학에 입학하여 교양학부에서 공부했습니다. 당시 대학의 교양학부는 일곱 교양 과목(문법, 논리학, 수사학, 대수학, 음악,기하학,천문학)을 가르쳤고,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중요하게 가르쳤습니다. 루터는 대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 영혼론(심리학), 도덕철학(니코마코스 윤리학), 형이상학(존재론), 논리학을 공부했습니다. 이런 대학 공부를 통해 그는 당시 어떤 저명한 신학자들에게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일반 학문에 대한 소양을 쌓게 되었고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에 능통하게 되었습니다. 루터 당시의 신학은 스콜라신학으로서 특별히 아리스토텔레스에 능통한 철학적 신학자를 양성하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박: 철학자 루터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설교자요 목회자 루터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 루터는 놀랍지만 스무 살이 될 때가지도 성경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에어푸르트 대학을 졸업할 때에야 비로써 대학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쇠사슬에 묵인채 책상 위에 놓인 성경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1505년7월에 수도원에 들어가서도 수도원 규칙상 1년 동안만 성경을 가지고 읽을 수 있고 1년 후에는 다시 반납해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루터는 성경을 틈나는대로 계속 읽었습니다. 이 때에 매년 성경전체를 두 번 정도 읽었다고 1533년에 고백하였습니다. <img alt="" style="MARGIN: 0px 0px 10px 10px; CURSOR: pointer" onclick="go_org_img('20130206191643_2099.jpg')" border=0 align=right src="http://christianfocus.kr/PEG/news/20130206191643_2099.jpg" ;>루터는 또한 자신이 에어푸르트 수도사들 중 성경을 읽는 유일한 수도사였다고 말했습니다. 루터는 성경을 읽으면서 성경 말씀을 연구하고자 하는 소원이 불일듯 타올랐다고 간증했습니다. 그는 철학을 호두 껍질에 그리고 신학을 호두 알맹이에 비유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마음속에는 철학 보다 신학을 공부하고 싶은 간절한 열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박: 루터는 성경을 읽으면서 철학자에서 신학자로 되기를 원했군요. 그러면 루터 당시의 스콜라신학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12세기부터 유럽 전역에 대학이 세워졌습니다. 이런 대학들에서 가르쳤던 신학이 바로 스콜라 신학(Scholastic Theology)입니다. 스콜라 신학이란 세상 학문을 하는 방법으로 신학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신앙(계시)과 이성을 조화시킨 것이지요. 쉽게 말하면 창조세계에 드러난 하나님의 영광을 이성을 통해 아는 것을 추구하고, 하나님의 존재를 이성으로 증명하려고 했습니다. 안셀름의 “나는 알기위해 믿는다”는 말이 이 스콜라신학을 잘 대변 해 줍니다. 스콜라 신학을 아리스토텔레스의 도움으로 정교하게 만든 사람은 바로 토마스 아퀴나스입니다. 이 스콜라적인 성경 해석 방법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신학이 가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성경중에서 이성과 조화될 수 없는 부분, 즉 십자가에 드러난 하나님의 구원의 지혜에 대하여는 소홀히 하고 침묵했습니다. 스콜라 신학에 토대한 교회는 이성 중심인 학문적 신학에 몰두해 목양적이기 보다는 사변적으로 치우쳤고, 기존 교회의 교권을 변호하기 위한 어용으로 기울어지기도 했습니다. 박: 목사님은 루터가 “1505년 7월2일에, 슈토테른하임(Stotternheim)에서 강한 여름 뇌우를 맞고, 죽음의 상태에서, 종말론적인 심판주이신 하나님을 체험하고 수도사가 되기로 결정했다”(책p.62)고 했습니다. 이 후 루터는 7월17일에 어거스틴 은자수도원에 들어가, 사제가 되고, 신학박사가 되어(1512), 마침내 비텐베르크 대학의 성경교수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루터가 수도원에서 어떤 과정을 통하여 성경말씀을 가르치는 성경교수가 되었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김: 루터가 들어간 어거스틴 은자 수도원은 엄격한 규율을 가진 개혁파 수도회에 속했고, 신학적으로는 어거스틴의 신학을 따랐습니다. 수도원 생활은 기도와 고해성사 예배가 반복되는 엄격한 생활이었습니다. 루터는 1년의 신입 과정을 마친 후 정식 가입식을 거행했고 마침내 1507년 4월에 사제가 되었습니다. 루터는 이곳에서 스콜라신학을 배웠는 데, 특별히 그 당시 조직신학교과서였던 피터 롬바르드의 문장론(어거스틴, 터툴리안, 이레니우스 같은 교부들의 글들을 모아 주제 별로 정리해 놓은 책)을 통해 어거스틴의 후기사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거스틴의 후기사상은 펠레기안 논쟁의 결과로 바울신학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특히 그가 쓴 <영과 문자>, <자연과 은혜>등을 심취해서 읽었습니다. 루터는 어거스틴의 책들을 통해서 바울을 새롭게 이해하기 시작했고, 바울이 말한 하나님의 의가 스콜라 신학자들이 말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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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는 이 시점에서 하나님의 의라는 말을 죄인을 심판하는 의로 알고 있었으며,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도 역시 동일한 심판자로 보았습니다. 모세나 예수나 동일하게 율법의 수여자였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사람들은 그리스도 보다는 마리아를 훨씬 더 신뢰했습니다. 의로우신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루터는 자신의 죄와 씨름했고, 여타의 다른 사람들 마냥 자신의 행위를 통한 죄용서 받음을 추구 했습니다. 이런 루터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바로 수도원장이며 루터의 고해신부인 슈타우피츠(Staupitz)였습니다. 루터가 죄와 씨름하고, 성경의 예정론과 맞붙어 자신의 선택과 유기문제로 심각한 혼돈 상태에 빠져있을 때, 슈타우피츠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라”고 그에게 권면했습니다. 루터의 고해신부이기도 한 슈타우피츠는 당시 대학과 수도원의 스콜라적인 신학 연구에 반기를 들고 철학보다는 성경을, 이성의 사색과 추론보다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드러난 하나님의 계시중심으로 신학을 공부해야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런 슈타우피츠는 성경 읽기에 몰두하며 성경에 탁월한 식견을 가진 루터를 주목했습니다. 그는 루터에게 박사 논문을 쓰게 하였고, 그가 비텐베르크 대학의 성경교수가 될 수 있도록 추천 해 주었습니다. 박: 루터는 수도원에서 개인적으로 성경읽기에 몰두했고, 어거스틴의 후기사상을 통해 바울의 칭의 사상이 스콜라신학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수도원원장인 스타우피츠로부터 십자가에 드러난 하나님의 계시중심적인 신학공부를 통해 마침내 1512년 신학박사학위를 받고 비텐베르크대학의 성경교수가 되었군요. 목사님은 루터가 비텐베르크대학에서 첫 번째로 한 강의가 시편강의라고 말씀하셨는데, 루터의 시편강의가 어떠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루터가 일생동안 가장 선호했고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책이 바로 시편입니다. 루터는 1513-1515년까지 제1차 시편강의를, 1519-1521년에 제2차 시편강의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1532-1534년에 또 한 차례 시편강의를 했습니다. 루터는 수도원에서 시편 기도문을 묵상했기에 시편의 주요 구절들을 거의 다 암송하고 있었습니다. 루터의 첫 번째 시편강의 중 가장 중요한 시편이 바로 시편 4편입니다. 그는 시 4:1절,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를 때에 응답하소서 곤란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였사오니”을 보면서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의 방식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님은 신자를 의롭게 하신 후에 신자가 안주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곧 바로 환난을 보내셔서 그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시고 그리고 그 기도에 응답하심을 통하여 신자를 인도하시는 방식, 소위 하나님의 행동방식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의도 이런 행동 방식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의라는 말을 이해하니 이 의는 하나님의 심판하시는 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하는 의로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행동방식을 그는 시편의 여러 구절들에서 거듭 확인하게 됩니다. 박: 목사님께서는 루터가 시편강해를 통해 하나님의 행동방식 안에서의 하나님의 의에 대한 진리를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시편강해 이후 로마서강해와 히브리서 강해가 어떻게 펼쳐졌는지 말씀 해 주십시오. 김: 시편을 통해 발견된 하나님의 행동 방식을 그는 바울 연구를 통하여 심화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거스틴의 도움으로 바울이 말하는 의, 십자가, 영과 육의 개념들이 무엇인지를 좀 더 깊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롬 1장17절과 히 2:4절, 그리고 12장 11절의 난외 주해를 통해서 신자를 다루시는 하나님의 지혜로운 구원방식을 확인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인간을 의롭게 하고 의롭게 한 인간을 환난과 역경등의 십자가를 통하여 더욱 의롭게 만들어 가시는 방식을 발견하고 이런 방식을 ‘십자가신학’theologia crucis)이라고 칭합니다. 바로 그 해에 있었던 하이델베르그 토론(1518,4)에서 십자가를 중심으로 한 십자가 신학을 체계화하여 그의 종단 사람들 앞에서 발표합니다. 그는 이 토론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 안에 참된 신학과 하나님 인식이 있다”(p.112)고 천명하며 신학이 영광의 신학으로부터 십자가 신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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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의 영향하에 있는 인간의 마음은 “자기 안으로 구부러져 있고”(p.94),“영혼은 저주로”(p.189) 가득차 있음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죄 가운데 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인간들을 사랑하셔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을 통해 구원의 의를 선물하셨습니다. 아무튼 루터는 시편과 로마서 그리고 히브리서를 통해 하나님의 의라는 말을 하나님의 심판하시는 의가 아니라, 죄인들을 의롭게 만드시는 구원의 의로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의 성경 번역에서 그는 하나님의 의를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는 의”로 번역합니다. 하나님의 의라는 말도 즉 칭의론도 하나님의 행동방식의 관점에서 이해하게 됩니다. 박: 루터가 히브리서 강해를 하면서 ‘십자가신학’이라는 말을 썼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루터의 십자가 신학은 신자에게 두 가지 십자가가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첫째는 그리스도의 대속의 십자가요, 둘째는 신자의 십자가입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대속적 십자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신자의 십자가도 강조합니다. 대속적 십자가를 통하여 전가되어진 하나님의 의를 믿음으로 의롭다고 칭해진 후, 신자가 삶속에서 경험하는 환란, 핍박, 고난등을 통틀어서 루터는 십자가라고 칭했습니다. 그러나 신자의 십자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대속의 십자가입니다. 신자는 중생 이후에도 끝까지 그리스도의 대속적 십자가를 붙잡고 가야합니다. 그리스도의 의를 붙잡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하는 것이 하나님의 행동방식입니다. 신자의 십자가는 이 대속적 십자가를 믿고 순종할 때 복음의 말씀에 대한 순종 때문에 마땅히 따르는 십자가입니다. 루터는 이 하나님의 행동방식으로서의 십자가를 깨닫고, 그리고 십자가 신학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의를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는 의, 하나님의 선물로서의 의로 이해하고는 “완전히 새로 거듭나서 열린 문들을 통해 낙원으로 들어갔다”(p.117)고 고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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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하나님의 행동방식으로서의 십자가신학을 말한 루터와 영파나 재세례파와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특별히 뮌쳐와의 관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십자가는 그 당시 루터만 강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클레르보의 버나드와 같은 신비주의자는 예수님과의 신비적 만남을 통한 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신비적 경건운동을 일으켰습니다. 십자가가 소홀이 되는 시대에 십자가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으나, 이 신비적 경건운동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신과의 합일을 통한 황홀경을 체험하는 수단으로 삼으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요한 타울러나 공동생활형제단은 스콜라신학을 거부하고 십자가를 지는 삶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은 십자가를 지는 실천적인 삶을 통한 구원을 강조하였다는 것 입니다. 십자가의 고난을 지는 삶을 바로 구원의 표지라고 믿었습니다. 수도원은 십자가의 경건을 강조하였지만, 십자가의 고난 실천이 구원의 표지라는 행위 구원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결국은 십자가의 고행이 바로 자기의가 된 것입니다. 토마스 뮌처 역시 자신의 신학을 십자가 신학이라고 말했지만, 그는 십자가를 루터와 같이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십자가를 민중 해방의 관점에서 이해했습니다. 그는 루터와는 달리 문자적인 성경 말씀을 무시하고 하나님의 직접적인 계시를 강조하고 천년왕국 사상을 퍼트렸습니다. 루터는 그가 농민 해방을 주창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악령에 이끌림을 받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결국 농민 혁명을 주도하여 독일을 엄청난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그의 사상을 따르는 재세례파들도 농민혁명을 통해서 독일 뮌스터에 농민 정부를 세워 2년 동안 통치했습니다. 그럼 뮌스터는 천국이 되었을까요? 무질서와 극단적인 인간처형이 실행된 무정부상태가 되었습니다. 루터는 말씀과 십자가신학을 통한 양심의 개혁 없는 극단적인 제도 개혁과 혁명을 거부했습니다. 그가 [그리스도인의 자유](1520)에서 강조했던 바처럼,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양심의 자유, 내적인 자유, 영적 자유를 말합니다. 그는 외적 제도적 자유를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자유가 기독교 자유의 본질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50퍼센트는 카톨릭과 싸운 것이고 나머지 50퍼센트는 영파나 재세례파와 싸운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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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목사님께서는 루터가 “하나님이 신학다음으로 주신 은혜가 바로 음악”(p.211)이라 언급한 것을 제시하시면서 루터가 음악을 매우 높게 평가하셨다고 밝히셨습니다. 이에 대해 좀 더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루터는 악기를 다룰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정말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루터 신학의 핵심은 루터가 작곡한 찬송가를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루터 신학의 전달 매체는 바로 그의 설교와 그가 작곡한 찬송가들입니다. 루터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음악을 통해 전달하려고 애썼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루터는 음악이 하나님께서 신학 다음으로 주신 은혜라고 말했습니다. 박: 마지막으로 루터의 십자가 신학이 주는 의미를 간략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루터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믿는 신자들을 의인이나 실제적으론 죄인인 것(Simul iustus et peccator)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신학자입니다. 원죄는 이론적으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우리 신자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목회자는 이런 죄의 가공할 만한 힘을 성도들로 하여금 보게 하고 그 죄와 치열하게 싸우게 해야 합니다. 이 죄를 보지 못한다면 십자가도 성령도 다 공허하게 될 뿐입니다. 그러나 예수를 믿음으로 의인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죄인인 자신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환난의 필요성을 알고 그 환난 중에서 기도할 수 있다면 신자는 하나님의 도움으로 죄를 이기고 자유와 평화를 맛보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루터는 하나님의 은혜와 그의 능력을 철저히 믿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은혜로 죄인을 의롭다 칭하시고, 그 죄인을 계속하여 의롭게 거룩하게 만들어 가십니다. 신자의 참 평안은 하나님께서 신자를 반드시 그가 원하는 사람들로 만들어 주신다는 사실에 대한 확신으로부터 생길 수 있습니다. 즉 하나님 중심적인 십자가 신학의 관점에서만 우리는 참된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루터는 칭의론과 성화론을 하나님의 행동방식의 관점에서 역동적으로 보았습니다. 즉 우리를 그리스도를 통하여 의롭게 하신 하나님은 우리를 반드시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으로 만들고야 마신다는 것입니다. 루터와 달리 칭의론과 성화론을 십자가와 분리시켜 따로 가르치면 신자들이 행위의 노예, 공적의 노예로 빠져 들어 갈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실제로 루터 이후에 일어난 루터정통주의, 칼빈정통주의는 구원의 하나님 중심성, 그리고 루터와 칼빈에게 있었던 구원의 역동성을 강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하나님의 구원의 역동성을 강조하지 못하고 개혁주의 영성을 혹은 청교도 영성을 가르치면 성도들을 숨도 못 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 우리는 술도 안마시고, 춤도 안 추고, 하루 종일 성경만 본다’라고 말하며 자기만족과 자기도취에 빠질 수 있습니다. 자신은 죄도 안짓고 사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환난과 시험은 이상한 일 당한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근대 이후 칸트의 추종자들이 강조하는 바처럼 도덕적으로 바른 삶을 살게 만드는 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성화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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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5px; MARGIN: 0px 5px 5px; LETTER-SPACING: -0.04em; COLOR: #333; FONT-SIZE: 11px"><ACRONYM>▲ 도시 볼펜뷔텔(Wolfenbuettel)에 있는 레싱도서관에 전시된 루터 성경</ACRONYM></A></DIV></DIV></DIV> </DIV>
그러나 칭의 이후의 신자의 삶은 우리가 거룩하다고 인정받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신학은 신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해방을 맛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학이 들어와서 성도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면 신학과 목회는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봅니다. 자신의 의와 자신의 정당성을 세우기 위해 도덕적인 삶을 사는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는 무관한 삶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정말로 신뢰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정말로 죄인을 의롭다 칭하시고, 정말로 죄인을 거룩하게 만들어 가십니다. 알미니안 주의자들은 인간을 너무 믿고 칼빈주의 자들은 인간들을 너무 못 믿는 경향이 있으나, 루터는 인간을 하나님의 은혜 받은 존재로 진짜로 믿어줍니다. 우리는 진짜로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게 되었고 진짜로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루터가 말하는 그리스도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루터교인들은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죄짓고 방탕한 삶을 위한 기회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칼빈은 이런 자유를 오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교회의 권징과 치리를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도 그리스도를 통한 믿음을 통한 자유가 더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의 칼빈주의 자들은 믿음을 통한 자유 보다 잘 못하는 것에 대한 권징을 더 강조해서 성도들의 기쁨을 뺏어갔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생각이 청교도 영성에서도 나타나게 되었고 이 청교도 영성의 껍데기에 치중한 한국의 장로교 그리스도인들 역시 외식하는 신자들로 나타나게 되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루터의 책을 읽고 십자가 신학을 이해했다고 해서 십자가를 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실제로 무겁고 힘든 것입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온 존재를 누리고 휘감습니다. 신학생에게 있어 십자가는 힘이 들어 죽을 정도로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많은 신학생들이 어려운 공부는 다 피해가고 쉬운 과목 수강해서 좋은 학점 따서 졸업하려 합니다. 목회자들은 신학교 졸업한 후 더 이상 어려운 공부는 안할려고 합니다. 힘이 들 정도의 성경 연구와 신학 공부 그리고 땀이 날 정도로 기도하며 살아야 하는데, 이것이 진정 십자가를 붙들고 살아가는 삶인데, 이 책의 저자인 저 부터도 그렇게 살지 못해서 부끄럽습니다. 제가 지은 책을 읽으며 다시한번 십자가에 도전을 받으며 진짜로 십자가를 지는 목회를 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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