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목사 고백/ 나는 가족에게 빚진 자

은퇴목사 고백/ 나는 가족에게 빚진 자: 황영준 목사, 광주동산교회를 개척 설립한 후 조기은퇴하여 원로목사가 되었다 현재는 후학 양성과 미자립개척교회 방문 격려, 사진 작가 활동, 역사 탐방, 수필가 등단으로 다양한 글쓰기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카나다 여행 중에 쓴 고백이 눈길 끌어; 2015.07.24 09:48 입력 | 2015.08.14 23:59 수정

김찬 기자 chantou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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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mg width="570" height="371" class="chimg_photo" _id="image_036769572272896767"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source: none" alt="크기변환_황영준 목사.jpg" src="/PEG/1507/9a1cfde1931790a848a32bd0d8a6db8d_qzJ4rhzuzl2T.jpg" org_width="580" org_height="377" /></div><황영준 목사 부부, 황 목사는 광주동산교회를 개척 설립한 후 조기은퇴하여 원로목사로 추대되었다. 은퇴 후에는 후학 양성과 미자립개척교회 방문 격려, 역사 탐방, 사진작가 활동, 수필가 등단으로 다양한 글쓰기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카나다 여행 중에 쓴 고백이 눈길을 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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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날씨가 너무 
덥다. </font></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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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이곳 에드몬톤의 금년 여름은 
폭염이다. 6월 하순에 30도가 넘는다. 곳곳에 산불이 나고, 캠핑장에는 장작불도 피울 수 없게 되었다. 철따라 단비를 내려주던 하늘이 닫히니, 
이런 가뭄 또한 46년만의 재앙이란다. 백년만의 가뭄이라는 한국처럼 지구촌 곳곳이 이상 기후인 것 같다.</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7월 16일. 아침 기온이 
10도로 뚝 떨어지더니, 썰렁하다.  긴바지를 찾아 입는다. 그리고는 시원하게 비가 쏟아진다. 가물어 메마른 대지를 적시고, 더위에 지친 마음을 
시원케 한다. 정상적인 여름 날씨가 되었다. 선풍기도 치웠다. 밤에는 이불을 덮는다.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일몰 
9시 50분, 낮이 한 참 길다.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뜨거운 
햇살이 식어질 때 쯤, 아내와 함께 초록 산책로에 나간다. 만년설 록키산맥의 찬 기운이 금방 밀려오는 것일까. 긴팔 옷을 입었어도 썰렁하다. 
두터운 겨울옷에 머리까지 둘러 쓴 사람은 남방 사람인가.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한국인도 만난다. “안녕하세요?” 인사가 무척이나 반갑다. 알버타 주 에드몬톤에 사는 
한국인이 1만 명이나 된단다. 많이도 퍼져 산다. 기막히게 맑고 파란 하늘, 양떼 목장 같은 흰구름, 유채꽃 노오란 지평선, 참 아름다운 세상을 
보며 하나님을 찬양한다.</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생일 
축하가 과분하다.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하라버지 
생일추가함니다. 하나님이 복주도록 바래요.” 초등하교 5학년 외손자의 생일축하 카드이다. 변사만큼이나(?) 말 잘하는 아이인데도 조국의 언어와 
한글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특별한 추억이 있다. 캐나다에 들어온 지 2개월쯤 되었을 때, 아침마다 탁아소(데이케어)에 데려다주었다. 피부색 다른 낯선 얼굴들, 말도 통하지 
않았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거기 가는 것이 천근만근 마음을 짓눌렸던 모양이다.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드나들고, 조금만 늦게 가자며 머뭇거렸다. 
그런 아이의 손을 붙잡고 탁아소에 들어서면, 팔을 벌려 내 다리를 가슴에 안고, 떨어지지 않으려했다. ‘어떻게 할까? 집으로 데려갈까? 얼마나 
힘들면 이러는 거냐’ 하면서도, 여기 왔으면 어쩔 수 없이 통과해야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에, 조막손을 떼어 흑인 교사 손에 잡혀주었다.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손발을 
내두르며 울었다. 돌아서면서 마음에 흐르는 눈물. ‘한국으로 돌아가자.’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그렇게 힘겨웠던 훈련을 잘 통과한 
것이다.</font></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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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mg width="570" height="376" class="chimg_photo" _id="image_07630169799085706"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source: none" alt="크기변환_황영준1.jpg" src="/PEG/1507/9a1cfde1931790a848a32bd0d8a6db8d_FvyvC4S4y7hrqCCDi.jpg" org_width="580" org_height="383" /></div><br />
<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 font-family: 'NanumGothic'; font-size: large">아들은 
남매를 두었다. </span></div></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둘 다 캐나다에서 출생했다. 5세 
된 손자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얼굴을 기억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불러주며 가슴에 안겨준다.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 핏줄이 땡긴다는 
말이 이런 것일까. 손녀는 카드에 ‘ㅎ라버지’라 그려놓고 그림도 그렸다. 나는 자랑스러운 명화를 간직한다.</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주일예배가 
끝나면 눈을 맞춰주는 기악팀 손자, 쫓아와서 안아주고 안겨주는 두 아이, 한국의 큰 딸네 아이들이 그립다.</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사랑하는 
아빠,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여생을 외로운 사람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사랑이 그리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따뜻한 은퇴목사로 건강하게 사시길 기도합니다. 
72번째 생일을 함께 축하할 수 있어 감사하고...”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둘째 
딸의 생일축하 카드를 읽으며 지난 세월을 추억한다.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고마운 
3남매 자녀들이다. 아이들에게는 점수가 별로인 아버지였다. 공무원 생활을 접고 시작했던 늦깎이 신학생.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렵고 외로웠던 
개척교회를 세웠다. 초등학생과 유치원 다니는 3남매가 고생을 많이 했다.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아이들 교육은 아내의 몫이었다. 목회자는 십자가의 길을 가는 것이라 
작정하고 교회 일에 전념했으니, 아버지 노릇은 못다 한 것이다. 그렇게 지난 30년, 자식들이 부모의 어떤 모습을 보고, 어떻게 이해했을까.</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한 마디가 너무 고맙다.  한다면, 불만이 없었겠는가. 원망인들 없었겠는가. 은퇴한 아버지, 훌훌 털고 나온 
부모를 위해 정성을 다하는 아이들이 고맙다.</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큰 
딸은 찬양대 지휘자, 둘째는 찬양대원, 셋째는 찬양팀 반주로 교회를 섬기고, 손주 여섯 모두 함께 예배드리니 얼마나 큰 은혜인가. 나는 예수 
사랑과 가족에게도 사랑의 빚진 자이다.</font></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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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mg width="570" height="367" class="chimg_photo" _id="image_018036535079590976"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source: none" alt="크기변환_황영준 목사1.jpg" src="/PEG/1507/9a1cfde1931790a848a32bd0d8a6db8d_gKQbvnTX7poNpDLGJxq.jpg" org_width="580" org_height="373" /></div><br />
<div><img width="570" height="380" class="chimg_photo" _id="image_008064596867188811"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source: none" alt="크기변환_황영준2.jpg" src="/PEG/1507/9a1cfde1931790a848a32bd0d8a6db8d_JCGeCqPemMA.jpg" org_width="580" org_height="387" /></div><br />
<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 font-family: 'NanumGothic'; font-size: large">‘할렐루야 </span></div></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그의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그의 
권능의 궁창에서 그를 찬양할지어다...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br /></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face="NanumGothic" >황영준 목사/ 광주동산교회 원로, 수필가</font></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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