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출근길에 서울 양문교회 앞 대로에서 벌어진 희한한 사고를 목격했다. 출근 길에 나서자 마자 30분 넘게 차가 밀린 후 양문교회 앞에 도달해 보니 도로 가운데 직진 승용차가 90도를 돌아 찌그러진 채로 버티고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대로를 질주하던 승용차가 너무 세게 부딪혀 반바퀴를 돌아버린 상황으로 보였다. 사고 지점을 통과한 후 “운전이나 인생길에 속도를 위반하면 돌아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사무실에 도착했다. 

바로 며칠 전에는 양문교회 츄리 점등 소식을 포토 뉴스로 보도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성탄의 기쁜 소식과 함께 교회 앞 길목에서 교통 사고 소식이라니~~!! 

세상과 인생길에는 늘 희망과 절망, 기쁨과 고통, 환희와 애통, 웃음과 눈물이 공존한다.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문제는 희망과 절망의 교차점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문제다. 

최근 출근 후 삼실에서 전도서를 묵상한 후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눈에 띤 구절은 솔로몬의 인생관이었다. 그는 인생은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고 고백했다. 그렇다고 솔로몬이 인생을 비관하거나 자신의 삶을 비하라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고귀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백하는 반어적으로 표현이었다. 

잠언서에 수없이 반복되는 지혜를 구하는 것이 인생의 참된 길이요, 진리 안에서 견고히 서는 것이 인생의 목표임을 말해 준다. 한해를 돌아보니 희노애락이 겹쳤다. 그 순간적인 교차점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절망이 연속될 때, 두려움과 공포가 엄습해 올 때, 슬픈 소식이 들려올 때면 신속히 고통스러운 감정을 다스려야 했다. 때로는 기쁨과 즐거움과 환희의 순간에도 흥분과 자족의 감정을 억제했어야 했다. 

그 교차점에 선 나는 긴 어둠의 터널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지나친 자만과 오만의 허상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 희노애락의 순간들을 돌아보니 결국 인생길은 속도 조절 여하에 따라 그 최종점이 하늘과 땅의 차이로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운전 중에서도 속도 조절에 실패하면 엄청난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인생길, 목회길,언론의 길도 마찬가지다. 요즈음에는 총회의 각종 사안들을 처리하는 지도자들의 행보를 보며 여전히 속도 조절이 절실하다는 우려가 앞선다. 

총회 섬김의 기본은 원칙 준수다. 총회 헌법을 준수하고, 규칙과 결의를 준수하는 것은 최우선 순위다. 하지만 지금도 원칙을 벗어난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총신대 개혁과 발전을 위해 세운 위원 중에서 개혁의 대상이 되는 인사를 버젓히 세웠다. 

제104회기 중에 총신대 운영이사회 임원들이 1억 2천 잔액 중에서 8천만을 불법 유용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 당시 총회 임원회는 회기 종료 1주일을 남겨두고 운영이사회 임원들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가 어떻든지간에 그 사건에 연루되었던 인사가 총신대 개혁, 발전이라니 하늘이 웃고, 지나가는 소가 비웃을 일이다. 총회의 공의를 생각하면 공금 유용 대형 사건에 연루된 인사를 위원으로 세운 것은 적절하지 못한 처사다. 

거기에다 그런 인사를 총신대 개방이사추천위원으로까지 임명했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식으로 적절하지 못한 인사를 총신대 관련한 공직을 2개나 부여해 준 총회 임원회, 정말 그래서는 안된다. 총회 임원들이 자신들의 목회 현장에서 그런 식의 인사를 단행하겠는지 답해 보라~!

장로교 정치원리에 따르면 동일체 원리가 적용되어 당회 노회 총회 등은 같은 정신과 동일한 치리방식, 심지어 동일한 인사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총회 임원들이 말로는 개혁주의를 표방하면서도, 그런 식으로 장로교 정치원리에 벗어난 인사를 단행한 것은 총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부당한 인사다. 

특히 지난 선거 때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을 보면 너나 할 것없이 공의 실현, 헌법·규칙·결의 준수를 외쳤다. 총회장, 부총회장, 서기, 회의록서기 등은 답해야 한다. 총회 임원에 당선되자마자 총회의 공의를 내팽게친 채 선심성 인사로 총회 발전을 가로막고 선 이유를~~!!  

더 나아가 대형 공금 유용 사건에 연루되었던 인사를 총신대 개혁 및 발전위 위원으로 임명한 적절하지 못한 인사를 단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것도 총신대 관련 공직을 1인에게 두자리나 부여한 이유를 답해야 한다.

그런 식의 속도 위반과 불공정이 총회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들이다. 결국 총회 임원이 총회 발전을 가로막고, 성숙한 총회로 가는 길에 역행하고 있는 셈이니 안타까운 일이다. 

진정한 총회 개혁을 위해 당사자는 2개의 공직을 자진 소퇴해야 한다. 그것이 총회장과 총회 임원을 돕는 일이며, 총회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다. 총신대 운영이사회의 남은 공금을 유용한 사건에 연루된 인사가 총신 개혁 및 발전위원이라니 총신 개혁이 말로 되는 일인가!    

우리 인생길이나 목회길, 그리고 총회 섬김의 길에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칙에서 벗어나거나, 속도를 위반하면 언젠가는 대형 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겠다. 

송삼용 목사/ 하늘양식교회, 크리스천포커스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