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총회장 후보로 소강석 목사가 단독으로 등록했다. 총회선거관리위원회가 17일 오후 5시에 후보 등록을 마감함으로써 총회장 입후보자를 비롯한 임원 입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났다. 

선관위가 총회장 후보에 대한 심의를 마치고 후보 확정을 발표하면 소 목사는 이변이 없는 한 오는 9월 총회장에 오르게 된다. 이제 소 목사는 9월 총회 때 총회장에 오르기까지 진중한 발걸음으로 전 교단을 아우르면서 총회를 맞이해야 한다. 소 목사의 총회장 후보 등록이 갖는 의미와 기대감은 사뭇 크다. 

첫째, 총회 화합이라는 교단사적인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제105회 총회는 합동이 구개혁과 하나된지 15년째다. 2005년 9월 27일 대전중앙교회에서 개최된 제90회 총회에서 합동과 구개혁은 1979년 9월 제64회 대구 총회에서 헤어진지 26년만에 다시 하나 되었다. 소 목사는 당시의 상황을 “감격적이어서, 가슴 뭉클하고 눈물이 쏟아졌다”고 회고한다.

그로부터 26년 후 구개혁의 대표 주자로 합동 총회장에 오르게 되었으니 필경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개혁이 합동 이후 정치적으로 소외되기 일수였고, 임원 후보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 현실을 고려하면 소 목사가 총회장 입후보자가 된 것은 더욱 특별하다. 

몇 년 전에는 구개혁 소속의 모 후보가 총회 현장에서 부총회장 후보로 나섰지만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구개혁과 합동이라는 진영 논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심지어 또다른 구개혁 출신의 총회 임원 후보는 입후보까지 마쳤다가 구개혁 당시 총대 수 계수를 거부한 바람에 결국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그런 식이었으니 해가 거듭할수록 구개혁의 상처는 거졌고, 교단 화합은 그림의 떡이었다. 

그런 상황 가운데서 소강석 목사가 단독으로 총회장 후보로 등록하여 입후보자가 된 것은 15년 만에 이룬 진정한 교단 화합의 쾌거다. 오는 제105회기부터는 구개혁이나 합동 할 것 없이 서로 하나되어 총회장을 중심으로 교단사적인 의미를 살려 진정한 화합을 이루어야 한다.

둘째, 준비된 총회장 입후보자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총회장은 부총회장을 거쳐서 1년 임기를 수행하는 직책이다. 장로교 정치원리에 따르면 총회장은 사실상 파회 후에는 그 기능이 종결된다. 미국의 경우 파회 후에는 상비부 중심으로 총회 활동이 전개되며, 교단 총무가 총회의 행정적인 일들을 감당해 간다.

그러나 우리 총회는 다르다. 파회 후 총회 임원회가 총회 행정의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는 바람에 항상 정치바람에 휘말리고, 불필요한 에너지, 불신 등에 시달린다. 이런 식의 지나친 총회장 혹은 총회 임원 중심의 경영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소 목사는 이런 폐단을 인식하면서 부총회장에 오른 후 총회의 신학, 역사, 정치, 각 기관, 헌법, 총회 규칙, 본부, 재정, 장로교 정치원리 등을 치밀하게 연구하여 교단지에 무려 7월 20일 현재 37회째 기고했다.

소 목사의 글 속에는 총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히 새겨져 있었고, 교단의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이 뛰어났다. 매회 보도된 기고문은 물이 흐르듯 유연하게 펼쳐져 가독성도 뛰어났다. 부총회장 시절 그토록 치밀하게 교단을 분석하여 미래의 방향을 제시한 경우는 총회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처럼 소 목사는 준비된 총회장 입후보자라는 평가가 조금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셋째, 한국교회를 아우르며 교계를 선도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소 목사는 경기남노회로부터 총회장 후보로 추대받은 직후 “총회장에 오르기 위해 노력한 바가 없으나, 교단 연합 사업을 하다보니 한국교회를 위해 교단적인 대표성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총회장 후보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소 목사는 총회장 후보로 입후보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한 현실적인 필요성 때문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합동은 소 목사의 총회장 취임을 계기로 한국교회의 연합사업을 선도하는 출발선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한국교회의 현실은 교계의 연합사업을 이끌어갈 리더 부재로 인해 작금에 이르러서는 사분오열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다시 연합하여 대사회적인 창구를 하나로 묶어야 할 절박한 시점을 맞고 있다. 이때 합동에서 소 목사가 한국교회의 아우르고 교계를 선도한다면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 보인다. 소 목사는 교계 연합 사업에 나름 큰 사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소 목사가 한국교회의 공식적인 창구는 아니지만 개인 자격으로 목회자 세금 문제 등을 비롯하여 많은 노력을 시도해 왔다. 최근에는 국회의 ‘포괄적차별금지법’ 입법 시도 저지를 위해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상임의장으로 추대되어 명실 상부한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리더로 부상했다. 

이제 오는 9월에 소 목사가 합동의 총회장에 오르게 되면 한국교회의 연합 사업을 주도해 갈 역량 있는 지도자로 활동하게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넷째, 총회의 시스템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할 계기가 될 전망도 나온다.

최근 소 목사는 유튜브 설교 조회수에서 한국교회 목회자 중에서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소 목사가 이같은 기록은 평소에 소 목사가 보여준 SNS(대표적으로 페이스북)에 대한 열린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소 목사의 페이스북에는 글만 올리면 보통 수십-수백개의 댓글이나 좋아요의 반응이 나타난다. 한국교회 목회자 중에서 소 목사처럼 페이스북을 통해서 목회자와 교인들과 소통하는 목회자는 드물다.

이런 실상을 보면 소 목사는 시대적인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또한 소 목사의 목회 및 대외 활동을 보면, 그는 이미 포스트모더니티(탈현대주의)의 특징, 위기에 처한 교회 생태계의 현실, 심지어 포스스코로나 시대의 대응에 대한 안목까지 갖춘 역량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총회의 행정과 실상은 소 목사의 시각이나 통찰과는 전혀 다른 세계다. 총회 행정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이며, 비전 역시 좌충우돌하고 있다. 총회가 정치에 의해 굴러가면서 정책이 부재한 상황이다. 

그런 총회의 실상을 읽은 소 목사는 교단지의 기고문에서 정치 총회에서 정책 총회로 가야하며. 아날로그 교단에서 디지털 교단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런 미래 비전을 보여준 소 목사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이제 소 목사는 지난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총회적 안목과 비전을 바탕으로 제105회 총회를 기점으로 향후 5-10여년의 장기 정책을 세워서 교단을 품격 총회로 바꿔야 한다.

이상과 같은 기대감으로 교단은 오는 9월 소 목사를 총회장으로 추대하여 좋은 총회 바른 총회 품격있는 총회를 세워가야 한다. 소 목사 역시 한국교회 장자교단의 총회장에 오를 날을 기다리면서 하나님께서 주실 빛나는 영적 통찰과 혜안으로 총회를 섬기고, 더 나아가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여 혼란한 시대에 교회가 교회되게 하는 지도자의 사명을 잘 감당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