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비유해석과 목회적 적용>

1. 비유를 사용하신 예수님

예수님은 비유를 아주 많이 사용하셨다. 심지어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않으셨다고 할 정도로(막 4:33-34) 표현하고 있다. 물론 이 표현은 과장법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왜 예수님은 비유를 많이 사용하셔야 했는가? 

그것은 예수님께서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가 난해하기 때문이었다. 이 땅에 살면서 이 땅의 것만을 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늘의 이야기를 전하면 잘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땅의 것을 가지고 비유를 삼아 하늘의 것을 설명하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예수님은 비유를 사용하셔야 했다. 

2. 비유의 단점 

이렇듯 비유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상을 쉽게 설명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것은 아무리 뛰어난 비유라고 할지라도 비유가 가리키고자 하는 실체를 온전하게 드러낼 수 없다는 단점이다. 뿐만 아니라 비유가 가지고 있는 요소 때문에 실체를 오해하게 만드는 단점도 있다. 

3. 비유 해석의 과제 

그래서 비유 해석의 과제는 비교점(比較點, tertium comparationis)과 대조점(對照點, tertium contrarietatis)을 분별하는 것에 있다. 즉 비유를 성립하게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비유가 실체를 가리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분별해내야 한다. 

4. 비유 해석의 원리들 

이러한 비유 해석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원리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비유가 사용된 문맥이 무엇인지 살펴서 그 문맥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 이것은 모든 해석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데, 문맥을 떠난 문장은 곡해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종종 예전에 나온 비유 해석에 관한 책들을 보면 문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2) 성경 전체의 가르침에 일치하는 해석을 추구해야 한다. 성경은 전체가 통일성을 가지고 있고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이다. 따라서 전체 속에서 비유를 해석해야 한다. 

(3) 비유에 사용된 것에 대한 특성을 과도하게 연구하여 그것이 본문의 뜻이라고 주장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고 할 때에, 우리는 종종 소금의 특성을 분석하여 그 모든 특징들을 예수님께서 의도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예수님께서 소금이라는 이미지를 사용하실 때 어떤 의미에서 그 단어를 사용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4) 성경에 사용된 단어는 단어가 같다고 해서 무조건 똑같은 단어라고 생각하고 대입해버리면 안 된다. 같은 단어라 할지라도 사용된 문맥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5. 비유 해석의 실제 1 

과부와 재판장의 비유, 눅 18:1-8

이 비유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가? 결국 응답이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면 결국 응답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가? 언뜻 보기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비유에 등장하는 재판장은 하나님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되었지만, 재판장과 하나님 사이에는 유사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문제를 해결해줄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는 비교점(比較點, tertium comparationis)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재판장은 과부에 관심이 없고 사악한 재판장이었던 반면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계시며 우리르 사랑하는 아버지 하나님이라는 점에서 대조점(對照點, tertium contrarietatis)이 있다. 

반면 과부와 우리 사이에도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부와 우리는 비슷하다. 하지만 과부는 재판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3자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선택받은 자녀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예수님은 응답이 이루어질 수 없는 최악의 경우를 말씀하시면서 그에 비하여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의 신음소리조차 귀를 기울이고 계신가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신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떼를 쓰면 결국 응답될 것이기 때문에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실 뿐만 아니라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6. 비유 해석의 실제 2 

알곡과 가라지의 비유, 마 13:24-30, 36-43 

이 비유는 교회 안에 악을 행하는 자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징계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어야 한다는 의미의 비유일까? 하지만 성경 다른 곳에서는 교회 안의 악을 행하는 자들을 징계하라고 말씀하시고 심지어 교회에서 추방해버리라고까지 말씀하신다(고전 5:9-13, 마 18:15-18). 그렇다면 이 비유를 다르게 해석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밭은 세상 (38절)이라고 해석해주셨다. 즉 이 비유는 교회에 악한 자가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악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악인을 심판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어서 악인이 활개 치는 것을 방치하고 계신 것에 대한 설명으로 보아야 한다. 

이 비유에서 밭의 주인은 하나님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된 비유이다. 밭에 대한 주권이 주인에게 있듯이 하나님은 이 세상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밭의 주인과 하나님 사이에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그것은 밭의 주인은 가라지를 적절하게 처리할 능력이 없지만, 하나님은 충분히 처리할 능력이 있으시다는 점이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가라지를 지금 당장 처리하지 않으시는가? 알곡을 다치게 할까봐 걱정이 되어서가 아니라, 회개하기 까지 기다리시기 때문일 것이다(벧후 3:8-9). 

하지만 결국 하나님은 마지막 날에 심판하실 것이다. 지금 당장 우리들의 눈앞에서 악인이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낙망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이국진 목사/ 전주 예수비전교회, [아가페 성경] 책임편역